야마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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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며 의문의 한마디를 발했다. "수류구보(水流龜步)?" 야마토2 현무검
그 보법의 이름인 모양이다. 삼일연공. 야마토2 오래 전
을지백은 금강호보의 연마에 삼 일을 이야기했었다. 청풍은 긴 시간이 지난 이제야 깨닫는다. 야마토2 삼 일의 시간은 허황된 말이 아니다. 상단전을 연 자
공명결을 익힌 그라면 가능하다. 어떤 무공이든 결코 어려울 것이 없었다. 터억. 야마토2 청풍의 발이 또 한 번의 움직임을 더했다. 북진무의 보법과 똑같다. 그것을 본 그가 분노의 표정을 떠올렸다. 야마토2 "잔재주를 부리다니!" 두 눈에 떠오르는 것은 짙은 광기다. 그가 현무검을 겨누며 외쳤다. 야마토2 "현공포(玄功砲)도 흉내 낼 수 있을까?" 포(砲). 야마토2 청풍은 바로 조금 전 그를 튕겨낸 막강한 일격을 떠올렸다. 그렇다. 그것의 이름이 현공포다. 야마토2 막을 도리가 없었던 그 힘. 내력을 모조리 끌어올리며 두 발을 땅에 박았다. 야마토2 버텨 선 발끝에 목신운형의 부드러움을 담았고
두 신검을 겨눈 팔에 청룡결의 방어초를 준비했다. 주작검으로는 용뢰섬
청룡검으로는 청룡운해다. 힘으로 부딪치지 않고 흘려낼 생각이다. 야마토2 해일이 닥쳐오는 느낌
북진무의 현공포가 제단 위를 갈라오며 돌가루를 비산시켰다. 우우우우웅! 야마토2 맞서는 청풍의 움직임도 거침이 없었다. 왼발을 축으로 몸 전체를 회전시키며 용뢰섬을 전개했다. 주작검의 날카로운 검날이 긴 반원을 그리며 쏟아지는 현공포의 측면을 파고들었다. 야마토2 '비껴서.... 흩어낸다!' 하지만 그 시도는 그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야마토2 홍백의 주작검이 미친 듯 흔들리고 있었다. 비껴내기는 커녕 도리어 상대의 힘에 휘말리고 있다. 힘의 차이가 극심했다. 청풍의 눈에 결단의 빛이 떠올랐다. 야마토2 주작검을 손에서 놓아버리고 양손으로 청룡검 검자루를 거머쥐었다. 오른발을 축으로
청풍의 입에서 강렬한 기합성이 터져 나왔다. "이야아압!" 야마토2 청룡결
청룡운해였다. 공방일체
그가 지닌 신검의 무공들 중 가장 조화로운 검결이 바로 청룡운해였다. 희미한 녹청의 빛무리가 그의 검끝에서 머물러 구름과 바람의 기운을 야마토2 부른다. 퍼뜨리는 검격
상단과 하단을 아우르는 청룡운해의 검기(劍氣)가 청풍의 전면을 차단했다. 콰아아아! 터엉! 터어엉! 야마토2 또다시 밀린다. 그래도 전처럼 단숨에 튕겨 나가지는 않았다. 야마토2 청룡운해의 검격을 전개하며 물러나고 또 물러났다. 뒷걸음치는 두 발이 천 근처럼 무거웠다. 무릎 전체에 부서질 듯한 충격이 가해지고 팔 전체가 날아가 버릴 것처럼 불안정했다. 야마토2 "크윽!" 청룡운해만으로는 안 된다. 야마토2 백호검이 있었더라면. 심검일체(心劍一體)다. 생각이 닿는 순간 검세가 변화했다. 둥글게 휘두르는 청룡검 끝에 청백의 빛무리가 열렸다. 야마토2 '백호금광!' 백호무
백호금광의 검무(劍舞)가 현신했다. 야마토2 백색의 검격이다. 뒤로 물러나던 발끝이 앞을 향하니 가해지던 압력이 더욱더 거세졌다. 휩쓸려 버릴 듯 휩쓸려 버릴 듯 하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선다. 야마토2 백호금광의 힘이 현공포의 경력을 하나하나 풀어갔다. '위험.....!' 야마토2 백호금광으로 어느 정도 버티는 듯 했지만 한계가 찾아온 것은 금방이었다. 느린 듯 다가오는 현무검이다. 야마토2 현공포의 검력이 검세의 빈틈들을 비집고 들어와 충격을 주고 있었다. 팔과 가슴의 옷깃이 부서져 흩어졌고
노출된 피부가 갈라지며 핏물이 솟구쳤다. 야마토2 현무검이 지척으로 이르렀을 때였다. 계속하여 몸속으로 침투하던 현무기(玄武氣)가 기이한 조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야마토2 수기(水氣)였다. 청풍 자신의 몸에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수기가 외기(外氣)인 새로운 수기에 동조하고 있었다. 순식간에 하나의 흐름을 만들면서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금강호보가 수류구보로 변화한 것은 순간이었다. 야마토2 호보의 호쾌함이 그대로 살아있는 듯했지만 어느새 구보의 부드러움을 띠어간다. 그야말로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은 변화였

크크크. 그럴 리 없지. 그것은 내 목소리였으니까. 청풍의 얼굴이 크게 굳었다. 야마토2 뭔가로 머리를 세차게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내 목소리다. 내 목소리였다.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무공을 배워왔던 순간들
수 많은 광경들이 청풍의 눈앞을 주마등처럼 스쳐 갔다. 야마토2 "그럴 리가.....!" 청풍의 입에서 신음과도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야마토2 해답에 가까워지면 까까워질수록 혼란이 더욱 커져 간다. 그를 둘러싼 세계가 무너지고 있었다. 야마토2 흐트러진 눈빛
그것을 본 광혼검마가 악독한 표정을 떠올리며 땅을 박찼다. 퀴유우웅! 야마토2 필살의 의지를 담은 백호검은 엄청나게 빨랐다. 검을 늘어뜨린 채 무방비 상태에 빠져 버린 청풍이다. 야마토2 꿰뚫려 피를 뿜기 직전이었다. 청풍의 발이 부드럽게 뒤쪽으로 움직였다. 슈각! 야마토2 청풍의 반응은 무의식 중에 이루어진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었다. 잘려 나간 것은 가슴의 옷깃뿐이었다. 물이 흐르듯 옆으로 비껴내고
주작검을 치켜들었다. 광혼검마의 두 눈에 필사의 결의가 담겼다. "카하아앗!" 야마토2 광혼검마의 몸이 빨라졌다. 금강탄과 백야참에 이어
백호무까지 펼친다. 백호출세였다. 뻗어나오는 기세가 엄청났다. "위험!!" 누군가의 경호성이 사위를 가르고 울려 퍼졌다. 야마토2 어느새 멈춰진 싸움으로 장내의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는 그곳에서. 청풍의 무공이 상상 이상의 광경의 보여주기 시작했다. 야마토2 콰아아아아! 움직인 것은 현무검이었다. 야마토2 등 뒤에 묶어두었던 현무검이 저절로 날아올라 청풍의 앞을 가로막았다. 넓은 검신이 지고(至高)의 방패가 되어 막강한 일격을 차단하고 반격의 길을 열어놓는다. 파라락! 스각! 야마토2 그 다음은 주작검이었다. 위로 올라가는 염화인. 야마토2 사선으로 움직여 광혼검마의 가슴을 베어버렸다. 피를 쏟는 광혼검마다. 그가 이를 악물며 백호탐천의 이격을 올려쳐 왔다. 치리리링! 쩌어엉! 야마토2 현무검이 움직였던 것처럼. 손도 대지 않은 청룡검이 뽑혀 나와 그의 왼손에 잡혔다. 용보를 밟으며 내려치는 용뢰섬이 올라오는 백호검을 튕겨내며 막대한 충격파를 흩뿌렸다. 야마토2 광혼검마는 마지막 백호금광을 펼쳐 보지조차 못했다. 내력이 진탕된 까닭이다. 야마토2 청풍의 주작검이 올라갔다 휘어져 내려왔다. 쐐애액! 쩌어엉! 야마토2 불꽃을 그리며 백호검의 검신으로 짓쳐들었다. 광혼검마의 손아귀가 찢어지고 백호검이 공중을 날았다. 떠오른 백호검을 본 청풍이 주작검을 손에서 놓았다. 뻗어내는 팔. 야마토2 꽈악. 백호검이 날아와 청풍의 오른손에 잡혀들었다. 야마토2 손에 감겨드는 감촉이 새롭다. 오랜만에. 실로 오랜만에 질주하는 백호검 금강탄. 야마토2 짓쳐 나간 일격이 광혼검마의 중단을 꿰뚫어 버렸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야마토2 공중에 떠 있던 주작검과 현무검이 가볍게 선회하며 청풍의 몸으로 되돌아왔다.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다. 야마토2 전설 속에서나 듣고 볼 만한 광경이다. 경탄과 경악으로 얼룩진 사람들의 시선 한가운데. 야마토2 쓰러지는 광혼검마의 육신만이 이 놀라운 싸움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을 따름이었다. "믿을 수 없어. 저자를....... 그렇게....... 간단히........" 옥녀화검 추영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야마토2 광혼검마는 강자다. 그 스스로 상대를 해보았기에 안다. 야마토2 청풍은 그러한 강자를 십여 합 만에 죽였다. 죽이기까지는 십여 합이라지만 실제로 압도하기 시작한 것은 첫 일격부터다. 특히나 마지막에 보여준 연쇄적인 검격은 말 그대로 다시 볼 수 없는 신기(神技)였다. 야마토2 '청홍무적검의 이름...... 그것이 진짜였다니.' 청풍이 누구인지는 싸움을 보면서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야마토2 그가 지닌 검이 그를 뜻하고
그가 지닌 힘이 그를 뜻한다. 상상을 초월한 무위였다. 무적이라는 이름이 그처럼 어울릴 수가 없었다. "청풍입니다." 이름을 밝히는 청풍의 표정은 과히 밝지 않았다. 싸움을 끝낸 직후

도와주러 온 것뿐이다. 야마토2 주유성에 대한 일을 보고할 의무도 없으며 보고 체계조차 갖 춰져 있지 않다. 오히려 따로 논다는 편이 가깝다. 야마토2 북해빙궁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들은 스스로를 북해의 패 자라고 생각한다. 무림맹이 묻지도 않은 일을 먼저 찾아가서 보고하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그래서 주유성이 북 야마토2 해의 별이라는 것을 따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검성이 푸념을 했다. 야마토2 "우리가 너무 방만했구려. 사황성과 마교가 저렇게 철저히 준비하는 동안 손 놓고 있었다니.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하 지만 전쟁 준비는 열심히 해두어야 하는 법인데......" 야마토2 "그러게 말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뭘 하고 있었는지 답답 할 지경입니다." 야마토2 무림맹 수뇌부가 다들 한숨만 쉬고 있었다. 그때
회의실 문이 덜컥 열렸다. "북해빙궁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야마토2 회의장에 있던 사람들의 눈이 일제히 소식을 가져온 무사 를 향해 돌아갔다. 야마토2 검성이 급히 말했다. "지원 병력 요청에 대한 대답인가?" "그렇습니다." 야마토2 "그래? 뭐라 대답하던가? 병력을 보내준다던가?" "그렇습니다." 야마토2 회의장의 분위기가 밝아졌다. 사람들이 기쁜 얼굴로 떠들 었다. "북해빙궁의 병력이 온다면 큰 도움이 되겠군요. 명색이 야마토2 북해빙궁이니까." "비록 소수가 오더라도
단순한 지지와 실제 병력을 보내 주는 것은 그 의미가 다르지요." 야마토2 "이것으로 천마나 혈마도 뜨끔하겠군요." "구경만 하던 정파들도 생각을 조금 달리할 겁니다." 야마토2 "한숨 돌렸습니다. 하하하." 그 분위기에 초를 치는 것은 제갈고학의 몫이었다. 야마토2 "하지만 무사 몇 명 와서는 실질적인 전력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야마토2 검성은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유성이가 만들어놓은 인연이 성과를 낸 것이군. 지금 상 황에서 이게 어디냐.' 야마토2 "병력 파견은 정사대전에 북해빙궁이 발을 깊게 담근다는 의미지 않소? 그 가치가 무척 크지. 유성이가 정말 큰 공을 세웠었군." 야마토2 그는 연락을 전해온 무사에게 질문했다. "그래
북해빙궁에서는 무사를 얼마나 보내준다고 하더냐?" 야마토2 "만 명 정도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잠시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하지 못햇다. 그 다음 에는 당연히 잘못 들었다고 믿었다. 야마토2 "하하. 마치 만 명이나 보내준다고 들은 것 같군요." "허허
그러게요. 저도 그렇게 들렸습니다." 야마토2 "네 재주로 장로님들을 웃겨 드리려 한 것은 잘 안다. 하지 만 여기는 농담이 통하는 자리가 아니니라. 몇 명이라고 했느 냐? 정확히 말하거라." 야마토2 무사가 다시 명확히 말했다. "만 명의 무사를 북해빙궁주께서 직접 이끌고 오신다고 하 야마토2 십니다." 사람들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일제히 사라졌다. 잠시의 침 묵 후에 명망 높은 청허자가 목소리까지 떨면서 질문했다. 야마토2 "그
그것이 정말이냐? 정말로 만 명이나 되는 무사를 데려 온다고?" 야마토2 "그렇습니다." "그것도 북해빙궁주가 직접 이끌고 온다고?" "예. 곧 출발한다고 합니다." 야마토2 "잘못 전해진 것은 아니고?" "북해빙궁에서 온 냉소천 공자에게 확인한 것입니다. 틀림 없습니다." 야마토2 짧은 침묵이 흐르고 나서 갑자기 취걸개가 크게 웃었다. "으하하하! 만 명
만 명이라고? 북해에서 무슨 바람이 불 야마토2 었는지 모르지만 아주 작정을 했구나." 청허자도 맞장구를 쳤다. "이제 병력 부족 문제에 대해서 한시름 돌리게 생겼습니다. 야마토2 그들을 잘 활용한다면 사황성의 공격으로 고립된 각 문파들 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야마토2 제갈고학이 딴죽을 걸었다. "이상하군. 북해빙궁의 무사가 만 명이나 되지는 않을 텐 데? 북해빙궁이 유명하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대단할 리가 없 야마토2 다. 더구나 만 명을 보낼 정도라면 그들의 무사 수는 훨씬 더 많다는 뜻인데 말이 되지 않아. 이건 도저히 믿을 수가 없군.

결심했다. 결국은 그에게 모든 것을 떠 넘기기로. 야마토2 “청룡검과 적사검을 손에 넣은 자! 내가 살아 나오면서 보았던 이가 바로 저 자요!” 청풍을 가리키는 손가락이다. 야마토2 조금이나마 손끝이 떨리고 있다는 것은 한 가닥 양심의 소산이련가. 장현걸은 얼굴을 굳히는 것으로 그 미안함을 대신했다. 야마토2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나를 원수로 생각하겠지. 이번에도 죽지 않는다면.......하지만 글쎄.......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야마토2 “그가 모든 열쇠를 쥐고 있다는 말이오!” 선고와도 같은 외침. 야마토2 넓게 넓게 퍼져 나간다. 모두의 눈을 청풍에게로 집중시키면서. 야마토2 장현걸. 단 하나의 표적으로 그를 향한 시선을 청풍으로 돌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야마토2 “저 친구. 개방이 아니었나.” 야마토2 흠검단주. 나직한 한 마디다. 야마토2 언제라도 흔들림이 없다. 우스겟 소리처럼 던지는 말. 야마토2 청풍은 등 뒤에서 느껴지는 든든함에 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선택해.” 야마토2 “?” “싸울까. 도망칠까.” 야마토2 왼 손에 청룡검. 오른 손에 적사검을 휘어 잡으며. 야마토2 청풍은 뒤를 돌아보았다. “어쩔까요.” 야마토2 많은 싸움을 겪었다. 어찌 되든
두려울 것이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다. 야마토2 두 손에 신검이 있고. 등 뒤에 마음이 통하는 남자가 함께하는 것이다. 야마토2 “참고로.” 미소 짓는 흠검단주. 야마토2 “내 몸은 정상이 아니야.” 치잉. 야마토2 청풍이 슬쩍 움직이는 청룡검 검 끝이 땅바닥을 긁으며 맑은 소리를 울렸다. “화산 제자는 싸울 상대를 앞에 두고 등을 보이지 않는다는 계율이 있습니다만.” 야마토2 “계율이란 말이지. 깨라고 있는 법이다.” 흠검단주가 활짝 웃었다. 야마토2 번져가는 웃음. 청풍의 얼굴에도 시원한 미소가 생겨난다. 야마토2 얼마 만에 이처럼 웃어보는 것일까. 언제나 어두움이 자리하던 얼굴에
한 순간 빛을 발하는 미소(美笑)였다. 야마토2 “그럼. 도망치는 것입니까.” “그렇지. 하지만
그냥 갈 수야 없지 않겠나.” 야마토2 “?” “인사라도 하고 와.” 야마토2 흠검단주가 고갯짓으로 부서진 건물들 위 쪽에 즐비하게 늘어서는 무인들을 가리켰다. “아까 그 놈이 좋겠군. 개방
거지 놈.” 야마토2 한 가운데. 장현걸을 말함이다. 야마토2 청풍은 가슴으로 끓어오르는 호기가 무엇인지
그 순간 깨닫는다. 세상 어디에도 거칠 것이 없는 자. 야마토2 흠검단주처럼. 한 순간. 야마토2 청풍의 몸이 화살처럼 쏘아졌다. 텅! 터어엉! 야마토2 땅을 박차는 호보(虎步)!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백색의 범이다. 야마토2 그 앞의 바람이 부서지고
밟아 도약하는 돌무더기가 깨져 나갔다. 텅! 치리링! 퀴유유융! 야마토2 금강탄이다. 그야말로 한 줄기 질풍이 되어. 야마토2 황보세가. 모산파. 그리고 개방의 한 가운데로. 야마토2 파아아아! 콰직! 찰나의 시간 속에서 방어를 펼치는 장현걸의 타구봉이 산산 조각 났다. 야마토2 터져나가는 나무파편. 동시에 움직이기 시작한다. 야마토2 황보세가에 강맹한 권풍(拳風)이. 모산파에서 기기묘묘한 섭선(葉煽)이. 야마토2 파앙! 파아아아앙! 호보를 밟던 한 마리 범이 구름을 누비는 청룡이 되었다. 야마토2 황보세가
호안의 황보고의 주먹을 흘려내며 벽라진인의 선법을 쳐 낸다. 용뢰섬. 야마토2 청룡검을 내 뻗으며 공격을 차단하고
단숨에 뒤 쪽으로 몸을 날렸다. 휘리리릭. 야마토2 쿵. 땅에 착지하는 청풍. 야마토2 좌중을 둘러보는 눈빛에 강인함이 자리한다. 파악! 퍼어억! 야마토2 두 손을 내려. 적사검을
그리고 청룡검을 땅에 박아 넣었다. 야마토2 왼손으로 주먹을 쥐고
오른 손으로 감싼다. 모두의 앞에 포권을 취하는 청풍이다. 야마토2 그가 입을 열었다. “청룡검.” 야마토2 왼손. “적사검.” 야마토2 오른손. 그의 두 손이 자연스럽게 두 검

신경이 쓰이네요.” “그렇습니까.” 야마토2 “예. 그래요.” “하지만
우리는 아직 서로의 이름도 모릅니다.” 야마토2 “아! 그랬나요.” 그녀가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이름을 가르쳐 줄 생각은 없는 듯
품속의 주머니 하나를 꺼내며 짐짓 딴청을 부린다. 야마토2 “이런! 백강환(白鋼丸)을 아홉 개나 써 버렸네! 당 노대가 알면 날 죽이려 할 거야!” 고개를 마구 흔들던 그녀. 야마토2 그녀가 불쑥 손을 내밀고는 청풍의 행낭을 가리켰다. “이.......피풍의나 꺼내 줘요.” 야마토2 “예?” “어서요.” 야마토2 영문을 모른 채
꾹꾹 말려 있는 피풍의를 집어 빼어 그녀에게 건내 주었다. “흥. 다행히 속까지 젖지는 않았네요.” 야마토2 파앙! 파아앙! 내력을 실어 털어내는 피풍의가 뽀얀 물방울을 만들었다. 한 번 돌려 본 그녀가 그것으로 온 몸을 둘둘 감싸고는 그 속에서 주섬 주섬 움직인다. 야마토2 “저쪽을 좀 보아 줄래요?” 청풍이 화들짝 놀라 뒤로 돌았다. 피풍의 사이로 나오는 옷. 그녀의 경장 상의(上衣)다. 부서진 목장 길다란 나무 조각 하나를 땅에 박고 이제 타오르는 불가에 그대로 야마토2 걸쳐 놓았다. “지
지금........뭐하시는 겁니까.” 야마토2 “벗어서 말리는 편이 빠르죠.” “.......!!” 야마토2 대담해도 이렇게 대담할 줄이야. 지나치다고 느낀다. 화산파의 추격을 받게 되었으면서도 여유롭게 구는 것. 그것보다 더하다. 아무리 강호의 여인이라지만
강호 여인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야마토2 “그
그렇다면
그러니까
그 피풍의처럼 털어서 말리면 되지 않습니까.” “옷이 망가져요.” 야마토2 대뜸 대답하며
경장 바지 하의까지 벗어다가 불 근처에 걸쳐 놓았다. 청풍으로서는 식은 땀이 흐를 정도.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아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 야마토2 “같이 말리는 것이 좋을 텐데요. 나도 그 쪽은 안 볼게요.” “아
아닙니다.” 야마토2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로서도 편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 고개를 쳐든다. 아니 될 말이다. 이렇게 아녀자 하나와 늦은 밤
빈 사당에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충격적인 일이었다. 야마토2 옷은 벗지 않는 대신
품속에 든 소지품들을 확인했다. 동전이 든 피낭은 그대로 잘 있다. 혹시 몰라 피혁 주머니에 넣어 둔 자하진기 비급도 문제없다. 물이 조금 스며 든 것 같지만
사부가 쓰던 종이와 묵필(墨筆)은 야마토2 물에 닿는다고 번지는 종류가 아니었었다. 백매화 새겨진 원로원 은패 역시 그대로였다. 장문인이 보낸 정검대 검사들
왠지 이 은패는 앞으로 쓸 일이 없을 것 같다. 어쩌다가 일이 이 지경까지 왔는지
야마토2 실로 모를 일이었다. 딸깡. 야마토2 물건들을 집어 빼면서 흘러나온 것일까. 품속에서부터 하나의 조그만 물체가 떨어져 나왔다. 야마토2 ‘이것은........!’ “아!” 야마토2 이쪽을 본 것인가. 그녀가 일순 탄성을 발하는 소리가 들렸다. 떨어진 것은 목걸이. 야마토2 우윳빛 옥석이 매달려 있는 아기자기한 목걸이다. 연선하가 준 것
아니
다른 ‘누군가’가 연선하를 통해서 준 물건이다. 그리고. 야마토2 청풍은 깨닫는다. 이 목걸이다. 야마토2 주홍색 바위를 타고 부는 바람
황석곡. 적색기와에 분홍장식과 한 쪽으로 보이는 연화봉과 운대봉. 야마토2 매화정. 구름이 쉬어가는 곳에 한 여인과 한 소녀가 보인다. 야마토2 한 여인은 연선하. 그리고 한 영명한 소녀는 이제 뛰어난 미녀가 되어 있을 게다. 청풍이 고개를 돌려 본 여인. 야마토2 피풍의를 둘러친 그녀의 아름다운 목선 밑으로 한 개의 목걸이 줄이 걸려 있다. “서.......영령.......?” 야마토2 “........” 그녀가 홱 고개를 돌렸다. 야마토2 “........언니에게 누가 준 것인지 이야기하지 말라 그랬었는데요.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모양이네요.” 연선하는 서영령이 주었다고 말 한 적이 없다. 야마토2 그저 머리 속에 남아 있는 이름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