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방뉴맞고

자식 농사를 잘못 지었더군. "그래서 당신이 내 자식을 죽였는가?" 피방뉴맞고 "살 가치가 없는 쓰레기였으니까." "감히!" 피방뉴맞고 황두정의 눈에서 불똥이 튀며 핏발이 붉게 일어섰다. 그의 살기가 피방뉴맞고 고양되자 학성장의 무인들도 덩달아 살기를 증폭시켰다. 피방뉴맞고 "내가 왜 이곳에 왔는지 아는가?" "흥! 죽고 싶어 무덤을 찾아온 것이겠지." 피방뉴맞고 "크크! 그럴 수도 있겠지. 하나 내가 이곳을 찾아온 이유는 당신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피방뉴맞고 "뭣이?" "그러나 당신은 살 가치가 없군. 그 아들에 그 애비야. 마즉멸!" 피방뉴맞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는 남자. 그의 모습과 마즉멸이란 단어를 들 피방뉴맞고 으니 퍼뜩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피방뉴맞고 "설마 당신이 명부마도 강위?" "내가 바로 강위다." 피방뉴맞고 "당신이..." 피방뉴맞고 황두정이 말을 잇지 못했다. 그제야 그의 얼굴에 아차 하는 빛이 떠 올랐다. 피방뉴맞고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에만 정신이 팔려 그를 죽인 흉수가 누구인지 전혀 알아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피방뉴맞고 명부마도 강위가 오룡맹의 오대빈객 중 하나라는 것은 그도 잘 알고 피방뉴맞고 있었다. 아울러 자신은 결코 감당하지 못할 절정의 고수라는 사실도.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학성장은 감히 강위를 건드릴 수 없었다. 비록 피방뉴맞고 학성장이 태원에서 알아주는 무림문파라고 하지만 감히 철무련에 비할 수는 없었다. 오룡맹은 철무련에서도 가장 방대한 세력을 자랑하는 단 피방뉴맞고 체였다. 만일 학성장이 강위에게 해를 가하기라도 한다면
그 순간 학 성장은 곧 오룡맹의 표적이 되고 말 것이다. 그것은 곧 학성장의 멸문 피방뉴맞고 을 의미했다. 피방뉴맞고 고심하던 황두정이 어렵게 말문을 꺼냈다. "그냥 물러가라고 하면 그러시겠소?" 피방뉴맞고 "내가 왜 당신의 말을 따라야 하지?" 피방뉴맞고 "내 아들을 죽인 것만으로는 모자란단 말이오?" "당신의 아들은 죽어 마땅한 자였다. 감히 명문의 자식으로 태어나 피방뉴맞고 여염집 아낙들이나 탐했으니 말이지. 그리고 그의 죄는 단속을 하지 못한 아비의 죄. 즉 당신의 죄란 말이지." 피방뉴맞고 강위의 얼굴에는 이미 살기가 감돌았다. 그것은 이미 그가 살심을 피방뉴맞고 품었다는 증거였다. "결국 피를 부르겠다는 말이구려." 피방뉴맞고 "마즉멸
마를 멸한다. 그것이 내 신조야. 그리고 학성장 역시 마도 이다." 피방뉴맞고 "학성장은 정도를 추구하는 문파요. 그것은 이곳 태원에 있는 모든 피방뉴맞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요." "흐흐! 내가 그렇게 정했으면 그런 것이다. 학성장은 마도이다. 마 피방뉴맞고 도를 걷는 문파는 살아남을 자격이 없다." 피방뉴맞고 "억지 부리지 마시오!" 황두정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강위는 생글거리면서 그를 바 피방뉴맞고 라보았다. "이미 학성장의 운명은 정해졌다. 이곳의 후계자가 나를 만난 그 순 피방뉴맞고 간부터." 피방뉴맞고 "당신?" 황두정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피방뉴맞고 학성장이 정도를 걷는 문파라는 사실은 태원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안다. 하지만 강위는 마도를 걷는 문파라고 주장한다. 억지에 불 피방뉴맞고 과한 말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것이 바로 오룡맹의 힘이었으니까. 피방뉴맞고 "무엇 때문에 이런 일을 꾸민 것인지 모르지만 그리 쉽게 당하진 않 피방뉴맞고 을 것이오." "마음대로." 피방뉴맞고 스르릉! 피방뉴맞고 강위가 허리춤에 찬 도를 서서히 빼 들었다. 그러자 폭발적인 살기 가 주위로 퍼져 나갔다. 그의 살기에 내공이 약한 무인들의 얼굴이 하 피방뉴맞고 얗게 질려 갔다. 장내를 지배하는 강위의 살기는 일반 무인들이 감당 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피방뉴맞고 쉬익!

갑기 이를 데 없었다. 단지 느낌만 바뀌었을 뿐인 피방뉴맞고 데 늙은 거지는 등골에 소름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피방뉴맞고 턱! "이놈이 감히..." 피방뉴맞고 허상경의 단봉이 단사유의 손에 막혔다. 그에 허상경이 얼굴을 붉히 며 내력을 끌어올리려 했다. 피방뉴맞고 투두둑! 허상경의 단봉 내부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허상경의 피방뉴맞고 시선이 단봉을 향했다. 그 순간 그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떠졌다. 피방뉴맞고 쩌-저정! 강철로 주조한 단봉의 표면에 거친 실금이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산 피방뉴맞고 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뿐만 아니었다. "크아아악!" 피방뉴맞고 단사유의 손이 닿지도 않았는데 허상경이 처절한 비명을 지르면서 땅에 나뒹굴었다. 피방뉴맞고 우두둑! 피방뉴맞고 단봉을 들고 있던 그의 오른손이 뒤틀렸다. 뿐만 아니라 뒤틀림은 그의 몸통을 지나 반대편 손과 두 다리에도 나타났다. 그의 전신이 마 피방뉴맞고 치 문어처럼 해괴하게 꼬이기 시작했다. 피방뉴맞고 "끄으으!" 허상경의 얼굴에 굵은 심줄이 툭툭 튀어나왔다. 그의 얼굴 또한 잔 피방뉴맞고 뜩 일그러져 악귀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그는 온몸을 지배하는 전율 적인 통증에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몸만 덜덜 떨었다. 피방뉴맞고 "분명 지옥보다 더한 고통을 맛보게 될것이라고 그랬소. 이대로 약 피방뉴맞고 간의 시간이 지나면 당신의 팔다리는 근육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부 러져 나갈 것이오. 그리고 다음에는 혈관이란 혈관이 모두 터져 나가 피방뉴맞고 겠지. 하지만 기절도 하지 못해. 내가 그렇게 만들어 놨기에. 그 모든 고통을 맨정신인 채 견뎌야 하지. 그리고 마지막은 내가 설명을 안 해 피방뉴맞고 도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오." 피방뉴맞고 단사유가 빙긋 웃음을 지었다. 순간 오문개는 마치 지옥의 빙굴 속에 빠진 듯한 한기를 온몸으로 피방뉴맞고 체험해야 했다. 대저 이런 무예가 있다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단지 단봉을 피방뉴맞고 손에 댄 것만으로 폭발이 일어나다니. 피방뉴맞고 그는 급히 허상경의 혈도를 짚으며 온몸이 뒤틀리는 것을 막으려 했 다. 그러나 그가 혼신의 힘을 다해 내력을 집어넣어도 허상경의 몸이 피방뉴맞고 제멋대로 뒤틀리는 것을 막지 못했다. 피방뉴맞고 끼기긱! 허상경의 뼈가 과중되는 압력을 견디지 못해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피방뉴맞고 이제 약간의 시간만 지난다면 그의 뼈는 썩은 수수깡처럼 부러지고 말 것이다. 피방뉴맞고 모두가 얼어붙었다. 피방뉴맞고 허상경을 따라 공격하려던 개방의 제자들도
그리고 분타주인 오문 개마저도 말이다. 피방뉴맞고 단사유는 웃고 있었다. 피방뉴맞고 눈앞에서 사람이 뒤틀려지고 있는데도 웃고 있었다. 오문개의 눈에 는 단사유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웃는 얼굴로 이런 독수를 쓰다 피방뉴맞고 니. 피방뉴맞고 단사유가 웃음을 지우지 않은 채 말했다. "제안이라는 것은 동등한 상대에게 하는 것이오. 당신들은 불행히도 피방뉴맞고 나와 같은 위치가 아닌 것 같소. 후후!" 피방뉴맞고 "크음!" 단사유의 말에 오문개는 이를 악물었다. 반발하고 싶었지만 불행히 피방뉴맞고 도 단사유의 말은 사실이었다. '강호에서는 겉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더니...' 피방뉴맞고 자신도 주의한다고 했으나 불행히도 상대는 자신의 예상을 훨씬 뛰 피방뉴맞고 어넘는 괴물이었다. 이런 절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단봉이라 는 매개체를 타고 전신으로 진행되는 분근착골이라니. 피방뉴맞고 이제 허상경도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는지 입에 거품을 게워 올리고 피방뉴맞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의 정신은 또렷했다. 그것이 그를 더욱 미치게 만 들었다. 피방뉴맞고 오문개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피방뉴맞고 "이제 그만 그를 풀어주시오. 그도 이제 충분히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외다." 피방뉴맞고 "아직이오. 그는 조

저으며 말했다. 피방뉴맞고 "숭무련은 정대한 무파입니다. 설령 화산과 비무를 하고 무공을 겨루게 될지라도
반드시 두 문파가 원수가 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무공을 인정하고 선의의 경쟁을 해 나가면 그뿐입니다." 피방뉴맞고 "어리석은 이야기를 하는군." "그렇습니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피방뉴맞고 "어불성설! 세상의 이치는 그렇지 않다. 일단 싸우기 시작하면 전쟁이야. 무림맹을 소집하고 철저하게 짓밟는다. 그것이 구파가 해온 방식이다!"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고 한다면.... 제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막겠습니다." 피방뉴맞고 "세상을 모를 뿐 아니라 광오하기까지 한 놈이로다! 너 홀로 무슨 방법이 있어 구파를 막겠다는 말인가!" "사악한 악행을 저질렀다면 모르되
정식으로 비무를 한 상대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승복을 하는 것이 무인의 도리입니다. 그것을 모르는 구파는 이미 피방뉴맞고 명문정파가 아니요
그런 구파라면 구파라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청풍의 말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쯤은 서자강으로서도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 피방뉴맞고 청풍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확고한 의지가 그 진실됨을 말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파의 명성에 앞서 그 무엇보다 대의를 먼저 생각하는 것
대의를 저버리는 문파라면 직접 나서서 싸움을 치르는 것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삶의 방식이 그가 발산하는 기파 안에 있었으니
그것을 보는 서자강의 눈이 차츰차츰 누그러지고 있었다. "그런 문파가 화산파일지라도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 피방뉴맞고 "화산이라면
제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장담컨대
숭무련이 화산과 피를 흘리며 싸울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모든 것을 그가 책임지겠다는 말이었다. 피방뉴맞고 어떤 어려움도 두려워하지 않는 심력이다. 또한 그 모든 것은 서영령을 위해서 해야만 하는 일
서자강이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자네에겐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은가." 피방뉴맞고 "먼저 해야 할 일이라 함은......" "그 아이에게 들었다. 자네가 결판을 내야 할 대적에 대하여
저 장강의 육극신에 대하여 말이다. 그에게 죽는다면
자네의 그 모든 이야기도 헛된 말이 될 것이 아닌가." 피방뉴맞고 "물론 그렇겠지요." 청풍은 순순히 인정했다. 피방뉴맞고 대신 청풍은 그 다음 말에 강한 힘을 담았다 "그래서.... 말씀 드립니다." 피방뉴맞고 청풍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바로 지금부터다. 그가 서자강을 만나서 하려고 했던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가 여기에 있었다. "저는 곧 육극신과 겨루기 위해 장강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육극신과 겨루고 올 때까지. 그때까지만 섬서 진출을 뒤로 미루어 주십시오." 피방뉴맞고 "섬서 진출을 미루라?" "숭무련이 화산과 비무를 하게 되었을 경우
지금으로서는 전면전을 예상해야 할 것입니다. 장문인이신 천화진인께서 그런 성정을 지니고 계시기 때문이지요." 피방뉴맞고 "지금의 화산이 그럴 만한 여력이 있나? 도리어 친다면 지금이라고 생각하는데?" "전면전이 아니더라도 큰 싸움이 될 것은 확실합니다. 가는 길이 다르다고 하심은 바로 그런 이유셨던 것 아닙니까?" 피방뉴맞고 "가는 길이 다르다... 틀린 말은 아니지. 그래서 어쩌겠다는 말인가." "육극신과 싸운 후
제가 화산으로 돌아오면 그런 전면전을 막을 수 있습니다." 피방뉴맞고 "그것이 무슨 말인가." "화산과 숭무련의 모든 비무에는 제가 나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피방뉴맞고 청풍의 대답. 침묵을 부르는 대답이었다. 피방뉴맞고 서자강의 얼굴이 굳어진 것은 물론이요
흥미로운 표정으로 옆에서 듣고 있던 갈염까지 멈칫 몸을 굳혔다. 화산파와 숭무련의 비무에는 청풍이 나가겠다는 것. 피방뉴맞고 그리고 화산파와 숭무련이 전면전을 벌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 그것은 단 한 가지 사실을 뜻하는 까닭이었다. 피방뉴맞고 화산파가 비무에서 패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것은 곧 청풍 자신이 숭무련과의 싸움에서

습으로 대답했다. 피방뉴맞고 "이미 오룡맹을 적으로 돌린 상황인데 장강십팔채가 대수인가요?" "뭣이? 감히 장강십팔채를 우습게 보는 것이냐?" 피방뉴맞고 "후후! 우습게 보는 것은 그쪽이겠지요. 감히 나의 길을 막았으니 까." 피방뉴맞고 무섭도록 광오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자신이 없다면 할 수 없 피방뉴맞고 는 말이기도 했다. "너의 목을 취해 오룡맹으로 보내겠다
이놈!" 피방뉴맞고 독무정이 누런 이를 드러내며 살기를 토해 냈다. 그러나 여전히 단 사유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피방뉴맞고 그때 이제까지 흩어져 있던 수적들이 단사유를 빙 둘러쌌다. 그들의 피방뉴맞고 선두에는 독무정의 심복인 번철이 있었다. '소문이 정말 사실이라면 채주 혼자서는 전왕을 당해 낼 수 없다. 피방뉴맞고 비록 얼마 버티지는 못하겠지만 수하들을 이용해 그의 힘을 빼놓아야 한다.' 피방뉴맞고 자신의 생각이 어마나 어리석은 것인지는 잘 아고 있었다. 정말 전 피방뉴맞고 왕이 소문과 같은 무위를 가지고 있다면 수적 따위는 몇천이 있어도 전혀 그에게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는 차륜전 피방뉴맞고 밖에 기댈 것이 남아 있지 않았다. 피방뉴맞고 번철의 신호에 수적들이 흉흉한 살기를 토해 내며 단사유를 향해 다 가왔다. 피방뉴맞고 쉬익! 그때 한 줄기 인영이 또다시 배 위로 올라섰다. 그는 배에 내려서자 피방뉴맞고 마자 단사유의 곁으로 다가왔다. 피방뉴맞고 "졸개들은 제가 맡겠습니다." "그러도록." 피방뉴맞고 아직은 어린 티가 가시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 그러나 단사유는 고 개를 끄덕여 대답을 했다. 피방뉴맞고 배 위에 올라탄 소녕는 종남의 소년 검사 검한수였다. 비록 뒤늦긴 피방뉴맞고 했지만 그가 단사유를 따라 녹수채의 배에 난입한 것이다. 검한수의 눈은 단사유의 등을 좇고 있었다. 피방뉴맞고 그의 곁에서 검을 쓰고 싶다. 피방뉴맞고 그에게 인정받고 싶다. 그리고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고 싶다. 피방뉴맞고 꾸욱! 검을 쥔 검한수의 손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피방뉴맞고 * * * 피방뉴맞고 "이익! 감히 장강십팔채를 우습게 보다니!" 피방뉴맞고 독무정이 분통을 터트렸다. 그의 눈에는 노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가 얼굴을 일그러트리자 피방뉴맞고 교아자(鮫牙者)라는 별호에 걸맞게 상어처럼 살벌한 기세를 풍겨 냈 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 있는 남자는 전왕이라 불리는 남자였다. 이 피방뉴맞고 정도의 기세에 기가 죽을 남자가 아니었다. 피방뉴맞고 "장강십팔채가 아니라 철무련이 내 적이 된다 해도 상관없어요. 그 래서 모든 일이 해결된다면..." 피방뉴맞고 단사유의 입가가 뒤틀려 올라갔다. 피방뉴맞고 도대체 이 땅의 무인들은 왜 그렇게 자신의 이름 대신 가문이나 소 속된 단체를 내세우는 것일까? 그렇게도 자신의 이름에
자신의 힘에 피방뉴맞고 자신이 없단 말인가? 피방뉴맞고 고려의 무인들은 이렇지 않았다. 스승인 한무백은 홀로 독보했고
고려의 전반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 피방뉴맞고 치던 삼선마저도 한무백과 대결할 때는 자신들이 평생 익힌 무예만을 이용해 대항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싸움에 외부의 힘이나 이름을 개입 피방뉴맞고 시키는 것을 수치스럽게 생각했다. 피방뉴맞고 무인으로 태어나 자신이 평생토록 익힌 무공을 믿지 못한다면 무엇 을 믿는단 말인가? 실전에 자신의 실력 이외에 필요한 것이 또 무엇이 피방뉴맞고 있겠는가? 자신의 힘에 대한 자신이 없는 무인 따위는 하나도 겁나지 않았다. 피방뉴맞고 이런 무인들은 수레로 몇 대를 채워 갖다 준대도 감흥조차 일지 않았 다. 피방뉴맞고 독무정은 단사유의 눈빛에서 그가 자신을 적수로 생각조차 하지 않 피방뉴맞고 는다는 사실을 읽었다. 수치심이 밀려왔다. 하나 그보다 분노가 일었 다. 피방뉴맞고 "치잇! 번왕만리섬(번王萬里閃

검수가 아닙니다. 매사형을 만나게 해 주실 수 없다면
상태가 어떤지 이야기라도 해 주십시오. 되돌릴 방도가 있을지 모릅니다.” 진심이 담겨있는 목소리다. 피방뉴맞고 그럼에도 서화구는 응낙하지 않았다. “치료할 방법이라면 이쪽에서도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 중이오. 이제 와서 무슨 마음으로 이렇게 찾아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지금까지 본 화산이라면
피방뉴맞고 그것을 도무지 순수한 호의로 받아들이기가 힘드오. 다시 말하겠소. 돌아가시오.” 화산파에 대한 감정의 골이 너무도 깊다. 피방뉴맞고 이래서야 어떤 말도 통하지 않을 터. 청풍으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오늘은 돌아갈 수밖에. 피방뉴맞고 하지만. 포기하지는 않았다. 피방뉴맞고 사문이 여지까지 해 온 일
왜 청풍이 뒷감당을 해야 하는지. 이유는 중요한 것이 못 된다. 피방뉴맞고 청풍이 아니라면 또 누가 할 수 있을까. 화산파에서 과오를 저지르고 있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사람도 화산의 제자여야만 한다. 피방뉴맞고 다음날에도
또 그 다음날에도 매가장을 찾아가는 청풍. 연신 축객령을 받고 있지만 진심을 잃지 않는다. 피방뉴맞고 마음의 벽을 허무는 것이 먼저. 신뢰를 바탕으로 나아갈 때다. 피방뉴맞고 그렇게 삼일
사일이 지나고. 십일 째가 된 날이다. 피방뉴맞고 매한옥을 만나게 해 줄 수 없다던 서화구의 입장은 여전했으나
매가장 측에서도 마침내 작은 변화를 보이게 된다. 서화구보다 먼저. 피방뉴맞고 다른 사람들이 마음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피방뉴맞고 굳게 닫힌 매화장의 문. 청풍은 네 시진이라는 긴 시간동안 그 앞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피방뉴맞고 매일같이 그렇게 자리를 지키니
그 누구라도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라. 몸을 돌리는 발걸음을 붙잡는 목소리가 있었다. 피방뉴맞고 “잠깐.” 언제부터 거기에 있었나. 피방뉴맞고 청풍의 눈이 번쩍 빛났다. 무척이나 큰 키
늘어뜨린 머리가 방만한 느낌을 주는 남자. 나태해 보이지만 언뜻 드러나는 눈빛은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피방뉴맞고 “당신. 진심이시군.” 휘적 휘적 일보 앞까지 다가온 그다. 피방뉴맞고 그가 성큼 앞장서며 말했다. “따라 오시오.” 피방뉴맞고 곧바로 따라붙는 걸음. 청풍은 주저하지 않았다. 이 남자가 누군지 알기 때문이었다. 피방뉴맞고 남자의 이름은 형기민(荊己旼)
현 매가장의 수석악사다. 청풍은 그 동안 매가장에 대하여 속속들이 파악해 놓은 상태였던 것. 피방뉴맞고 어떤 일이든 철저하게 준비한다. 석가장 때부터
몸과 머리에 깊이 새겨놓았던 방식이었다. “이쪽 언덕으로 올라가면 매가장의 모습이 잘 보이지. 이미 여러 번 올라 봤을 것이오. 억지로 난입하려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니까.” 피방뉴맞고 형기민의 말에는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다. 월담을 하여 매한옥을 찾아보려는 생각
그렇게 하면 모든 일을 더 빨리 해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피방뉴맞고 다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 그동안 지켜본 바
이 매가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가족이다. 모든 것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지극했다. 그런 끈끈한 마음들 사이에 함부로 비집고 피방뉴맞고 들어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다. 딩! 디이잉! 피방뉴맞고 봄꽃들이 서서히 피어나는 언덕 위 소로로 나아가자 묵직한 탄금음(彈琴音)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높게 튕기는 음이 아니라 낮게 깔리는 저음이다. 피방뉴맞고 특이한 연주
형기민이 혼잣말처럼 입을 열었다. “안소. 먼저 와 있었군.” 피방뉴맞고 그가 걸음을 빨리 했다. 언덕 위로. 피방뉴맞고 얼마 가지 않아.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무거워 보이는 갈색의 금(琴)을 튕기고 있는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진중한 손놀림
춘풍 대지 위로 음율을 내밟는다. 피방뉴맞고 한 순간 연주를 멈추며 형기민과 청풍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오셨습니까.” 피방뉴맞고 부드럽게 흩날리는 머리카락이다. 남자답지 않게 그윽한 눈빛. 피방뉴맞고 청풍은 이 남자도 알고 있었다. 수석악공 형기민 밑에서 사현금(四弦琴)을 수학하고 있는 금현공자 안소가 그다. 그 우수어린 외모로 인해 매가장 악사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