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9-07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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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삼일PwC, 보스턴컨설팅그룹, 대형 로펌 등과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HMM 인수 타당성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물류 효율화를 통해 연간 약 3조원에 이르는 물류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향후 벌크선 수요 증가에 대비한 운송 역량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포스코는 현재 국내 전체 해운 물동량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화주(貨主)로, 자체 해운사를 보유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자녀양육비 클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운용 중인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과 연계할 경우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특히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물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스테인리스 냉연코일 제품 한국자동차 . 사진 포스코


그러나 해운업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HMM의 현재 사업 구조 상 포스코그룹과 시너지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HMM 매출의 80% 이상은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하고, LNG 운반선은 단 1척에 불과하다. 반면 포스코의 주요 해상 물류는 대부분 벌크선(건화물선)에 국가장학금 대출 집중돼 있어, 인수 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면 선대 구조의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 가격도 부담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HMM 채권단 주식 중 매물 대상인 한국산업은행 보유 지분(36.02%)의 가치가 7조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본다. 2023년 말 하림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제시한 주식 인수 금액은 약 중소기업진흥공단 연봉 6조4000억원이었다. 그 사이 HMM은 벌크선 확충과 운임 안정화로 실적을 개선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주주가치를 높였다. 이런 요인들이 몸값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진행 중인 자사주 공개 매수가 오는 12일 마무리되면 산업은행(36%)과 해양진흥공사(35.7%)의 지분율은 각각 30% 초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후 정부는 공개 경쟁을 전세후순위대출 통해 새 인수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HMM 인수가 포스코그룹에 재무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6월 말 기준 16조5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여력은 충분하다. 다만 연간 8조8000억원의 설비 투자에 더해 철강·2차전지 업황 둔화, 포스코이앤씨 건설 현장 사고 이후 늘어난 안전 비용 등을 감안하면 HMM 인수는 그룹의 재무 건전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서울 여의도 HMM 본사에 설치된 스크린. 사진 연합뉴스


제도적 장벽도 존재한다. 현행 해운법 24조 7항에 따르면, 특정 대량화물 화주가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이 해운업에 진출하려면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회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와 부산시가 추진하는 HMM 본사의 부산 이전 문제에 노조가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인수자로선 노사 갈등 부담도 안아야 한다. 정권의 정책 기조에 따라 HMM 인수 절차 전반이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장은 “물류 효율화 차원에서 보면 장기적으로는 유의미한 시도일 수 있지만, 컨테이너선 중심의 기존 HMM 사업 포트폴리오를 벌크·LNG선 중심으로 재편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비용 절감 이상의 구조 개편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HMM 인수와 관련해 “아직 인수 여부는 결정된 바 없으며, 그룹 차원의 사업성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 가능성 등을 검토 중인 초기 단계”라고 밝혔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