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8-23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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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2일(현지시간) 금리 인하에 강한 깜빡이를 켜면서 9월 금리 인하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모습이다. 앞서 연준은 올해 두 차례 금리를 내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남은 9·10·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릴레이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이 다시 고개를 들 수도 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관세발 인플레이션 주가 영향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경기와 물가 상황을 좀 더 분명히 보여줄 8월 고용·물가지표 발표가 남아 있지만 어느 정도 금리를 내릴 상황이 만들어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에 청신호를 내비치면서 이날 미국 뉴욕 증시는 강하게 상승했다. 파월 의장 연설 직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 부산 인터넷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와 비트코인도 1~2%대 오름세를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도 9월 금리 인하 확률이 다시 91.5%로 치솟았다.
이날 파월 의장은 물가 우려에 대해서는 일시적이란 점을 강조했고, 고용 악화는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7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 스마트폰 인터넷 개월간 월평균 신규 고용은 3만5000명에 불과해 2024년 월평균 16만8000명에서 급감했다"며 "이런 둔화는 불과 한 달 전 평가보다 훨씬 크게 악화됐는데 5월과 6월 수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우리가 피하고자 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7월 비농업 고용은 7만3000명 늘어나는 데 그 캠코대출 쳐 예상치(10만명)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5~6월 일자리가 통계 수정을 통해 무려 25만8000명이 증발하면서 고용 악화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그는 "노동시장은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이는 구직자와 고용주 모두 수요와 공급이 뚜렷하게 둔화된 결과이기 때문에 이상한 균형"이라며 "이런 이례적인 상황은 고용의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별내선 시사한다"고 말했다. 고용 악화와 물가 불안이라는 딜레마에서 사실상 고용 악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1.2%로, 2024년 2.5%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며 "성장률 저하는 노동시장과 마찬가지로 소비지출 둔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금리 인하를 통한 소비 진작과 경기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반면 그동안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았던 물가에 대해서는 연준의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인 2%와 일치하는 모습이라며 물가관리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실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올라 전달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다 시장 예상치(2.8%)를 하회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런 관세 영향은 앞으로 몇 달 동안 누적될 것으로 보이며 그 시기와 규모 모두 불확실성이 높다"고 염려했다. 하지만 그는 "인플레이션 위험을 실제로 높일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데 시나리오에 따르면 관세 인상의 영향이 비교적 단기간에 일어나는 일회성 상승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악순환에 관해서도 파월 의장은 선을 그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이미 4년 넘게 목표치를 초과해왔다"면서도 "장기 인플레이션 지표는 안정돼 있고 목표치인 2%와 일치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내리는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9월 FOMC를 앞두고 극심한 분열 양상을 드러냈던 연준도 금리 인하가 대세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잭슨홀 연례회의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해 "두고 보면 알게 될 것"이라며 인하 가능성에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악화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금리를 내려선 안 된다"며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준 총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증가하는 것보다 노동시장 상황이 더 약화될 경우 9월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며 금리 인하에 힘을 싣는 발언을 내놨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인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현재 금리는 높으며 2026년으로 들어가면 약 1.0%포인트 내릴 수 있다"며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고 아마도 올해 말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던 만큼 양측 간 갈등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 해임은 물론 사기대출 혐의를 받는 리사 쿡 연준 이사까지 사퇴하라고 압박해왔다.
현재 7명인 연준 이사 중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주장해온 인사는 미셸 보먼 부의장, 월러 이사, 새로 합류할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다. 지역 연준 총재 5명까지 총 12명이 9월 FOMC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가운데 파월 의장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한 만큼 8월 물가·고용지표가 크게 흔들리지만 않으면 연내 릴레이 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잭슨홀(와이오밍주) 임성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