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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5-08-2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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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떠오르는 것 몇 이을 처음 누워있었을19세기 이탈리아의 통일 과정을 묘사한 '밀라노의 5일'. Baldassare Verazzi(1886)

얼마 전 미국과의 관세협상이 타결됐습니다. 한미 양국은 25%였던 상호관세율을 15%로 조정했습니다. 우려했던 농산물(쌀, 소고기 등)은 추가 시장 개방이 없었고, 와인을 비롯한 유통 품목에서는 세부 협상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관세협상에 대한 정치권 또는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별개로 와인 애호가들에게 관세협상은 안타까운 소식이 될 전망입니다.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0%였던 관세율이 예외적으로 유지되지 않는 한, 미국 와인의 국내 소비자가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예대금리차이번 한미 간 관세협상에서 단편적으로 보여주듯 관세는 국가 경제와 기업, 소비자 모두에게 직접적이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칩니다. 수출·수입 품목의 가격은 물론 경제 성장 전망과 기업 생존전략, 소비자 생활물가까지 모두 직결된 이슈이기 때문입니다.
관세는 비단 최근 중요도가 급상승한 이슈도 아닙니다. 근대적인 형태의 나라가 나타나 상호저축은행대출 기 시작하면서 종종 세계사 속에서 나라 간 분쟁의 원인으로 등장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200여 년 전 당시 이탈리아 통일의 명분이 되기도 했습니다.
오늘 와인프릭은 19세기 중반 강대국이었던 오스트리아의 행패로 인한 와인 관세와 그 때문에 들고일어난 이탈리아 와인 양조자들의 통일운동 이야기, '리소르지멘토(il Risorgimento)'에 현대케피탈자동차할부 대해 알아봅니다.

이탈리아 통일을 이끈 주세페 가리발디 장군.

로마 시대 이후 못 봤다…무르익는 통일론
이탈리아 반도는 고대사부터 근대사까지 세계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제정 로마 제국 이지론맞춤대출 이후 10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제대로 된 통일국가를 이루지 못했습니다. 도시별로 수많은 작은 국가들로 분열돼 각자도생했죠.
19세기 중반 통일 이탈리아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탈리아 반도를 통일된 방식으로 통치한 민족은 6~7세기 롬바르드족이 마지막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들조차도 남쪽에 비잔틴 제국이라는 침입자들을 몰아내지 못했기 때문 신한은행 디딤돌대출 에 완전한 통일을 이뤘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고중세(5~17세기) 당시 이탈리아 반도에서 신성 로마 황제의 권력이 붕괴되며 북부와 중부에서 여러 도시 국가가 등장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제노바, 피렌체, 피사 같은 공화국과 만토바, 밀라노, 파르마, 우르비노, 페라라 같은 공국들입니다.
이런 이유에는 외부의 간섭도 있었습니다. 1494년에서 1559년 사이 프랑스와 스페인이 이탈리아와 전쟁을 치르며 이 지역에서 최고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스페인은 남쪽으로는 나폴리와 시칠리아를 장악하고 밀라노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 속국을 세웠습니다.
스페인이 쇠퇴한 뒤에는 오스트리아가 스페인을 대신해 유럽의 주요 외부 강대국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물론 오스트리아도 스페인과 비슷하게 이탈리아를 갈라놓았죠. 이들이 이탈리아를 분열한 목적은 단순하고 명확합니다. 분열된 체제로 유지하는 게 자신들의 이익에 유리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분열된 이탈리아에서는 리소르지멘토의 분위기가 만들어집니다. 당시 이탈리아에는 약 12개 국가가 있었는데요. 시대적으로 낭만적 민족주의가 싹트면서 통일에 대한 염원이 민중으로부터 분출되기 시작합니다.

리소르지멘토, 시작은 와인 관세 때문?
현대에 리소르지멘토를 얘기할 때 자주 잊히는 게 트리거가 된 경제적인 문제입니다. 일반적으로 1840년대에 싹트던 낭만적 민족주의가 이탈리아 통일을 요구하는 주된 동기였다고 강조합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역사가들은 이보다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바로 이탈리아 와인의 수출 제한 조치입니다.
스페인에 이어 1820년대와 1830년대에 이탈리아 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던 유럽의 강대국, 오스트리아의 위세는 대단했습니다. 과거 와인프릭에서 심도 있게 다뤘던 '토카이 와인의 수호자' 마리아 테레지아의 아들 레오폴트 2세(Kaiser Leopold Ⅱ)가 제국의 기틀을 다지고 손자인 프란츠 2세(Kaiser Franz Ⅱ)가 오스트리아 제국을 수립한 시기는 오스트리아에 '유럽에서 제일 잘나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자신감이 붙은 오스트리아는 1840년대에 들어오면서 이탈리아에서 오스트리아로 수입되는 와인에 높은 관세를 부과합니다. 이는 토카이 와인 생산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오스트리아 와인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결국 불공정한 관세를 잔뜩 부과받게 된 이탈리아 와인은 오스트리아의 실효 지배 지역에서 너무 비싼 값에 팔리게 되고, 이는 이탈리아 와인이 오스트리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는 결정적 원인이 됩니다. 오스트리아가 당시 유럽의 선두주자였던 만큼 오스트리아 시장은 유럽 여러 국가 중에서도 중요한 시장 중 하나로 평가받았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불공정 관세는 특히 이탈리아 북부 사르데냐 왕국의 와인 생산자들을 크게 당혹스럽게 했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의 국경에 걸쳐 있는 지금의 피에몬테와 베네토 지역으로, 와인 산업이 크게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도 바롤로(Barolo)와 아마로네(Amarone)라는, 이탈리아 최고의 와인을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와인들이 생산되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결국 관세는 이탈리아 와인 양조자들의 수익에 큰 타격을 입혔고, 그 결과 이탈리아 전역에서 오스트리아에 대한 엄청난 반감이 들불처럼 번지게 됩니다.
와인 양조자들, 통일전쟁의 첨병이 되다
1848년 결국 사건이 터집니다. '인민의 봄'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혁명들이 유럽 전역에서 폭발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이탈리아 반도에서도 이러한 분위기에 혁명이 일어나고, 불합리와 불공정에 대한 항거의 불꽃이 오스트리아에 대한 반발로 이어집니다. 사르데냐와 다른 여러 국가가 합동해 전쟁을 일으킨 겁니다.
이때 북부 와인업자들이 대거 전쟁에 직접 나서거나 재정적 지원을 했는데, 대표적인 인사가 현재 이탈리아의 통일 지도자이자 영웅으로 추앙받는 주세페 가리발디 장군과 카밀로 벤소 디 카보우르(Conte di Cavour) 백작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들의 첫 전쟁은 결과를 내지 못한 채 흐지부지됩니다. 양조자들은 무기를 놓고 포도밭으로 돌아가 1850년대 이 일대를 휩쓸었던 흰가루병(oidium) 곰팡이 퇴치를 위한 자신들만의 전쟁을 벌였습니다. 여전히 관세에 대한 불만을 품은 채로요.
10여 년 뒤인 1859년 '알프스의 사냥꾼들'을 조직한 가리발디 장군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북부는 다시 전쟁을 벌입니다. 이번에는 프랑스의 지원을 받아 의미 있는 승리를 거둡니다. 프랑스·사르데냐 연합군의 승리로 사르데냐 왕국이 밀라노와 롬바르디아 평원 등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합병·통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르데냐 왕국의 이러한 성과를 본 토스카나를 비롯한 여러 이탈리아 국가들이 사르데냐와 연합하면서 통일 이탈리아 왕국을 건설하기 위한 국민적 염원이 모입니다.
결국 가리발디 장군은 1860년엔 이탈리아의 최남단인 시칠리아 마르살라에 1000명의 붉은셔츠단을 이끌고 상륙해 양시칠리아 왕국을 정복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리발디 장군의 시칠리아 승리는 이탈리아 전역을 하나로 묶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참고로 붉은셔츠단은 지난 와인프릭 '와이너리 이름이 왜 도망친 여인일까' 편(6월 30일자 A31면)에서 주인공 중 한명인 탄크레디가 가입하는 군대이자, 살리나 공작의 영지순회를 허용하지 않는 점령군으로 등장합니다. 카보우르 백작은 프랑스식 농업과 와인 양조법을 도입해 이탈리아 북북 피에몬테의 농업, 특히 바롤로 등 고급 와인 양조를 근대화하는 데도 큰 기여를 했습니다. 그는 프랑스인 양조사 루이 오다르(Louis Oudart)와 협력해 네비올로 품종의 완전 발효·장기 숙성 등 혁신을 이끌었고, 이런 개혁으로 바롤로는 유럽의 명품 와인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결국 1840년대 오스트리아가 이탈리아 와인에 부과했던 무리한 와인 관세가 리소르지멘토를 통한 통일 이탈리아 왕국 탄생의 트리거가 된 셈입니다.
통일 이탈리아가 가져온 와인 산업의 변화
한편 통일은 이탈리아 와인 산업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15세기 르네상스 시대 이후 별다른 명산 취급을 받지 못했던 이탈리아 와인이 와신상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양조자들이 리소르지멘토를 거치면서 이탈리아 바깥 세계에 눈을 떴기 때문입니다. 이윽고 통일 이탈리아 반도 전역의 포도원 관리 및 포도 재배 방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고, 특히 포도나무 수를 줄여 생산량을 감소시켜 품질을 향상하는 농업 방식이 정착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뿐만 아니라 제각기 따로국밥이던 이탈리아 곳곳의 양조법과 품종, 유통이 표준화되기도 했습니다. 통일 덕분에 나라별·지역별로 다르던 관세와 토속법도 단일 국가법으로 통일돼 와인 산업의 잠재력이 폭발합니다.
특히 북부의 카보우르 백작처럼 중부에서는 토스카나의 리카솔리(Ricasoli) 남작이 근대적 끼안티 블렌드(산지오베제 품종 중심)를 정립합니다. 검은 수탉(Gallo nero)으로 통용되는 품질 좋은 와인의 시작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양보다 질'이라는 업계의 틀을 새로 잡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이를 두고 혹자는 현대 이탈리아 와인의 체계와 명성은 사실상 이 무렵에 구축됐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흔한 유흥거리에 불과했던 와인 한잔이, 19세기 통일의 열망이 넘실대던 이탈리아에서는 나라의 역사와 경제, 운명을 바꾸는 결정적 한잔이 됐습니다. 오늘 밤 우리가 건배하게 될 와인은 후세에 어떤 의미로 남게 될까요? 인류와 함께한 와인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Viva il vino(와인을 위하여)!

와인은 시간이 빚어내는 술입니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와인의 역사도 시작됐습니다. 전형민의 와인프릭은 우리가 몰랐던 흥미로운 와인 이야기를 재밌고 맛있게 풀어드립니다.

[전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