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라

다 보아도 똑같았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청풍 자신의 얼굴뿐이었다. 청풍의 미간이 가볍게 좁아졌다. 박카라 "제 자신이 보입니다. 다른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겠지." 박카라 천태세의 대답은 그처럼 간단했다. 당연하다는 어투. 그를 돌아보는 청풍의 두 눈에 의아함이 가득 찼다. 박카라 "어찌 된 일입니까?" "보이는 그대로다." 박카라 "무슨 말씀이신지....." "네가 소망한 것
그것이 거기에 있지 않느냐." 박카라 틀을 깨고 나오는 데에는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동반되는 법이다. 청풍의 눈이 다시 한 번 수면 위에 이르렀다. 박카라 "나의......" 거기에 비친 것은 청풍의 얼굴이되
어딘지 모르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박카라 실제로 비치는 것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 자신의 얼굴에 다른 사람의 얼굴이 겹쳐 보인다. 닮은 사람. 박카라 변한 것은 느낌이요
닮은 사람은 그가 보아왔던 사람이다. 청풍이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세월의 흐름이 그의 얼굴에 새겨진다면. 박카라 그리고 그 목 아래에 백포를 입고
머리카락 위에 백관을 쓴다면. "설마......" 박카라 황급히 고개를 돌려 서쪽의 백호
을지백을 바라보았다. "그럴 수가......!' 박카라 청풍은 커다란 충격을 느꼈다. 그렇다. 박카라 을지백의 얼굴이었다. 그 자신의 모습이 그와 같았다. 을지백 안에 청풍이 있고
청풍 안에 을지백이 있다. 박카라 청풍은 을지백에게서 스스로의 천품을 찾을 수가 있었다. "이제야 알겠는가? 신검은 염원을 이루어주는 신물(神物)이며
소망하는 것을 비추어주는 거울이다
네가 백호검에서 원했던 것이 바로 그라는 말이니라." 박카라 명확해지는 진실이다. 을지백을 처음 만났을 때. 박카라 그때 청풍이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던가. 강인함과 거친 기상이었다. 그가 원했던 것은 혼자서도 험난한 강호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었다. 박카라 '그랬다. 나는 강하지 못했어.' 백호검을 처음 얻고서 어떻게 써야 할지 몰랐다. 박카라 그래서 그는 원했다. 을지백을. 박카라 망설임없이 나아갈 수 있는 스스로의 모습을 원했던 것이다. "천노사께서는 다릅니다. 제 모습이 아니지 않습니까?" 박카라 을지백이 그런 존재라고 한다면 천태세는 또 어떤 존재인가. 단순히 긴 세월을 더한다고 하여 을지백이 천태세가
청풍이 천태세가 되지는 않을 터다. 박카라 천태세가 웃으며 대답했다. "내 모습이 네가 원했던 것과 그토록 다른가? 잘 생각해 보아라. 그러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네 염원의 실재일 따름이니라." 박카라 만나던 때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아무것도 모른 채 비검맹으로 뛰어들었던 시절. 박카라 백호검마저 잃어버린 채
목숨만을 건지고 돌아왔던 그때의 기억을 되살렸다. 갈 길은 막막했고
청룡검도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박카라 무지(無知)와 만용(蠻勇)의 위험함을 처음으로 실감한 것이 그때다. 청풍은 그것을 극복하길 원했다. 박카라 지혜가 필요했다. 길을 이끌어 줄 이가 필요했다. 사부가 필요했었다. 박카라 '사부님.......!' 천태세가 누굴 닮았었나. 박카라 청풍은 그의 얼굴의 다시 한 번 돌아보며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사부
선현진인의 향기였다. 박카라 그가 그토록 다시 보길 원했던 사부의 모습이 천태세에게 함께하고 있었다. "그 다음을 볼까?" 박카라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를 가르치고
그에게 진실을 보여주는 이는 다름 아닌 천태세다. 박카라 천태세가 남강홍을 가리키며 말했다. "백호검과 청룡검을 얻었지만
그때까지도 너에겐 부족한 것이 있었느니라. 생사의 치열함과 전장의 비정함이 그것이었다. 강홍이 너를 그 영역까지 이끌어주었지." 박카라 그렇다. 청풍은 무의식 중에 이미 알고 있었다. 박카라 백호의 웅혼함과 청룡의 신묘함을 지니게 되었지만
그에겐 그것을 과감하게 풀어낼 만한 격렬함이 없었다. 힘이 있다면 그 힘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과단성도 갖추어야 하는 법이었다. 박카라

달려갔다. 그가 사라지자 한상아가 단사유에게 말했다. 박카라 "저를 따라오시지요." 박카라 "아
고마워요." 단사유는 순순히 한상아를 따랐다. 박카라 그는 한상아의 옆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박카라 마치 장인이 얼음을 가져다가 심혈을 기울여 조각한 것처럼 아름다 운 얼굴이었다. 그리고 얼굴보다 단사유의 관심을 끈 것은 그녀의 눈 박카라 이었다. 영롱하게 빛나는 검은 보석 같은 눈동자. 그러나 보석 같은 눈 동자 속의 마음을 읽을 수 없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박카라 길을 안내하는 동안에도 한상아는 말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 단사유 박카라 는 남자가 아니라 안내해야 할 손님으로만 보이는 듯했다. "한 소저는 영존과는 닮지 않았군요." 박카라 "아버님을 아시나요?" 단사유의 말에 한상아의 눈에 이채가 언뜻 떠올랐다. 박카라 한성장은 남궁세가의 위명에 가려 거의 알려지지 않은 문파이다. 당 박카라 연히 한성장의 장주인 그녀의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단사 유가 그녀의 아버지를 아는 듯하니 의문이 드는 것이다. 박카라 "후후! 남궁세가가 누구에게 혈겁을 당했는지 잊었습니까?" 박카라 "아!" 순간 한상아의 입에서 나직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박카라 그녀 역시 단사유가 남궁세가에 혈겁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잘 알고 박카라 있었다. 하지만 인근에 있는 한성장과 연관시켜 보지는 못했다. 그런데 단사유의 말을 들어 보니 한성장과도 어느 정도 인연이 있는 듯싶었다. 박카라 "안휘성에서 머무는 동안 우연히 영존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박카라 그때 한 소저에 대해서도 들었지요." "아버님은 잘 계신가요? 제가 갑자기 사자맹으로 들어와서 무척이 박카라 나 놀라셨을 텐데." "여전히 정정하십니다. 그리고 한 소저 걱정도 많이 하구요." 박카라 "그런가요?" 박카라 한상아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는데 입 꼬리만 살짝 올라가는 웃 박카라 음은 무척이나 이색적이고
또한 아름다웠다. 박카라 단사유는 그녀의 독특한 웃음을 보면서 갈등했다. 지금 이대로도 충분히 행복해 보였다. 박카라 비록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무림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단지 한 정유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저런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면 정말 박카라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란 것이 틀림없었다. 사랑을 받지 못한 사람을 결 코 저런 미소를 보일 수 없는 법이니까. 박카라 '그냥 이대로 한상아인 채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그녀에게 더 좋을 박카라 지도......' 굳이 한무백의 이야기를 꺼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이미 자신의 인 박카라 생을 훌륭하게 개척해서 잘살고 있는데 굳이 과거의 이야기를 꺼내서 파문을 일으킬 필요가 있을까? 박카라 순간적으로 그의 머릿속에 수많은 갈등이 떠올랐다. 그러나 이내 그 박카라 는 머리를 내저어 복잡한 상념을 모두 지웠다. '그냥 당분간 지켜만 보자. 굳이 모든 것을 지금 결정해야 할 필요 박카라 는 없으니까.' 박카라 단사유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상아는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 고 있었다. 박카라 "그분은 제 의부십니다. 그런데도 친자식보다도 더한 사랑을 저에게 주셨지요." 박카라 "......" 박카라 "당신은 놀라지 않는군요." "이미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박카라 "그런가요? 당신은 매우 독특한 사람이군요." 박카라 그제야 한상아의 시선이 단사유에게 향했다. 단사유는 그녀의 시선 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그녀를 바라보았 박카라 다. "당신의 웃음은 내가 아는 누군가를 닮았군요." 박카라 "후후! 나를 닮은 사람이 있던가요?" 박카라 "그게 아니에요. 그는 내가 모르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그는 가끔씩 나의 꿈에 나타나죠.

원의 장로를 희생시켜 모든 분란 을 한꺼번에 잠재울 수 있는 사람은 그밖에 없어요. 비록 남궁서령이 박카라 뛰어난 심기를 가지고 있다지만 이것은 심기 이전에 배포의 문제예요. 오룡맹에서 장로를 희생시킬 수 있는 배포를 가진 자는 맹주 황보군악 박카라 밖에 없어요. 그가 나선 거예요. 어쩌면 이것은 사유 오라버니에게 보 내는 경고의 뜻일지도 몰라요. 더 이상 나서지 말라는." 박카라 막고여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박카라 소호의 말을 듣다 보니 자신이 얼마나 큰 일에 휘말린 것인지 실감 이 나기 때문이다. 오룡맹주가 직접 나설 정도의 일이라니. 이제까지 박카라 그가 존재하던 세상에서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던 일들이 그의 주위에 서 벌어지고 있었다. 박카라 "그럼 내 동생과 표국 식구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박카라 "아직 살아 있을 거예요. 아마 그들도 일이 이렇게 커질 줄 예상하 박카라 지 못했을 거예요. 그들의 계산에 사유 오라버니는 존재하지 않았으니 까요. 만약 그대로 내버려 뒀으면 그들의 뜻대로 모든 일이 돌아갔을 박카라 것이고
철마표국의 사람들은 죽임을 당했을 거예요. 하지만 사유 오라 버니가 나타났고
그들의 뜻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게 된 이상
저들도 박카라 함부로 철마표국의 사람들을 죽일 수 없게 되었어요. 혹시 일이 잘못 되었을 경우를 대비한 최후의 보루가 될 테니까요." 박카라 "혹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그들을 모두 죽일 수도 있지 않소?" 박카라 "황보군악은 그렇게 성급한 사람이 아니에요. 그는 만에 하나의 가 박카라 능성도 놓치지 않는 사람. 분명 철마표국의 사람들은 살아 있어요. 문 제는 그들이 아니라 앞으로 일을 어떻게 진행해 나가느냐예요. 이제부 박카라 터는 사유 오라버니에 대한 견제와 도전이 이어질 거예요. 어차피 이 곳도 무림의 축소판이니까요." 박카라 소호의 말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중에서도 홍무규의 놀람 박카라 은 더욱 컸다. '대천상단의 소주인이 영민하기 그지없다더니 이것은 그 수준을 훨 박카라 씬 뛰어넘었구나. 단지 여러 가지 정황 증거만으로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다니. 이 정도면 가히 하늘에서 내린 재지를 지녔다고 봐야겠 박카라 구나.' 박카라 이제까지 수많은 인재를 봐 온 그였지만 소호만큼 주변 상황을 본능 적으로 짚어 내는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아마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박카라 마찬가지일 것이다. 홍무규야 속으로 놀라든 말든 소호는 웃음을 지으며 단사유를 바라 박카라 보았다. 박카라 "이제부터는 오라버니도 편안하지 않을 거예요." "그렇겠지." 박카라 "대단한 걱오가 필요해요." "후후!" 박카라 "오라버니는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군요." 박카라 소호가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것은 보는 이의 넋을 빼앗을 만 큼 아름다운 웃음이었다. 단사유 역시 마주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박카라 "이미 싸움은 시작되었다. 단지 아직 보이지 않을 뿐이다."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부터였다. 박카라 그것은 저들도 알고 단사유도 아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소호도. 박카라 * * * 박카라 단사유와 소호는 고즈넉한 빈객청 내를 거닐었다. 소호는 단사유에게 철무련 내의 권력 구도와 내부 사정을 아는 대로 박카라 설명해 주었다. 그것은 단순히 소호가 철무련 내에서 보고 들은 이야 기뿐만이 아니라 대천상단의 정보망을 총동원해서 알아낸 내부 사정까 박카라 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것은 오직 철무련 내의 고위급 인사들만 접할 수 있는 정보였지만 소호는 돈의 힘으로 정보를 산 것이다. 박카라 단사유는 소호의 말을 묵묵히 들었다. 홍무규와 함께 다니면서 정보 박카라 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였다. 특히 지금 소호가 이야기해 주는 것과 같 은 고급 정보는 수천 금을 주고도 살 수

는가? 모 용세가를 치는 선봉에 자네가 서주게.” 박카라 “크흑! 보주님.” 결국 계무수가 참았던 오열을 터트렸다. 부하들을 잃은 슬픔이 한꺼 박카라 번에 밀려와 가슴을 아프게 했다. 박카라 그때 만혜상이 추살조의 시신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이 시신들은 상태가 이상하군요.” 박카라 “무엇이 말이냐?” 박카라 “다른 시신들은 분명 모용세가의 검법에 당한 것이 많지만 이들은 모두 상태가 너무나 깨끗해요. 그래서 사인을 알 수가 없어요.” 박카라 만광우가 만혜상이 가리킨 시신을 향해 다가갔다. 박카라 계무수가 급히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들은 객잔 밖에서 수습해온 시신입니다. 객잔 안에 수상한 놈이 박카라 하나 있기에 그를 잡으러 갔는데 돌아오지 않아 나중에 살펴보니 시 신으로 변해있더군요. 분명 모용세가에서 무슨 술수를 쓴 것이 틀림 박카라 없습니다.” 박카라 “음!” 만광우는 신음을 흘리며 시신들을 살폈다. 그러나 만혜상의 말처럼 박카라 시신의 외부에서는 그 어떤 상처도 발견되지 않았다. “독에 당한 것도 아니고
암기에 당한 것도 아닌데 상처가 없다니 박카라 이상하구나.” 박카라 제 아무리 시신을 샅샅이 살펴도 피부에는 그 어떤 상처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음에 만광우가 의심한 것은 내가중수법에 의한 상처였다. 박카라 그러나 시체들의 내장은 멀쩡했다. 내가중수법에 당하면 가공할 압력 에 의해서 몸 안의 혈관이 모두 터지고 내장이 짓이겨진다는 것을 생 박카라 각하면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박카라 결국 만광우는 시신의 몸에 내력을 주입해봤다. 그의 얼굴이 서서히 일그러졌다. 박카라 “심맥이 갈가리 찢겨져 있다. 누군가 이들의 심맥을 터트려 죽인 것 이다.” 박카라 “하오나 그날 고수라고 불릴만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비록 이들이 박카라 따라 나갔던 청년이 의심되긴 하지만 그는 전혀 내공을 익힌 흔적이 없었습니다.” 박카라 “으음! 그렇다면 누군가 방조자가 있었던 모양이구나. 앞으로 각별 박카라 히 조심해야겠다. 그리고 너희들은 어서 외부고수들을 초빙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도록 하거라.” 박카라 “알겠습니다.” 박카라 만광우가 상념에 빠져들었다. ‘누굴까? 이렇게 정교하게 심맥만을 파괴하는 것은 나도 불가능한 박카라 일이다. 도대체 누가······.’ 시신을 살필수록 왠지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전신을 파고드는 것 박카라 같았다. 박카라 철마표국-3 박카라 대력보와 모용남매가 물러난 이후에도 단사유는 본계에서 며칠을 더 머물렀다. 그는 그동안 다른 객잔에 머물며 모용세가와 대력보의 움 박카라 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그들은 다시 금을 찾으러 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더 이상 황금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 박카라 는 모양이었다. 박카라 결국 단사유는 그들이 다시 황금을 찾으러 오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 을 내렸다. 박카라 ‘나중에 반드시 크게 쓰일 일이 있을 것이다.’ 박카라 자신이 중간에서 빼돌린 금으로 인해 대력보와 모용세가의 전면전이 시작되었으나 조금의 미안함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는 대력 박카라 보나 모용세가나 똑같은 단체였다. 그런 자들이 노리는 물건을 빼돌 렸다고 해서 하등의 미안함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것이 단사유의 생 박카라 각이었다. 박카라 솔직히 그는 자신이 얼마나 큰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 실감하지 를 못했다. 인생의 거의 대부분을 돈과는 상관없는 곳에서 살았던 그 박카라 였다. 돈이 필요한 것을 알지만 자신이 가진 돈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지는 자각하지 못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박카라 단사유는 다시 한 번 동굴의 위치를 확인하고
뇌리에 각인시켜

두 번 다시 묻지 않습니다.' 박카라 으음!" 유장심의 이마 위로 한 줄기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박카라 그의 눈앞에 있는 단사유는 웃고 있었다. 하얀 이를 드러내 보이면 박카라 서. 유장심의 뇌리로 당금 강호에 전설처럼 떠돌고 있는 전왕에 대한 구 박카라 절이 떠올랐다. 박카라 <전왕(戰王)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을 때를 조심하라. 그것은 그 박카라 가 살심(殺心)을 품었다는 증거일지니... 그가 웃음을 지을 때는 반 드시 일대에 죽음이 내린다.> 박카라 다른 강호의 고수들과 구별되는 전왕만의 독특한 전설이었다. 웃음을 지을 때가 살심이 동할 때라니. 박카라 눈앞에서 웃음을 짓고 있는 단사유를 바라보는 유장심의 팔뚝에는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 소름이 올라와 있었다. 박카라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지만 유장심만큼은 단사유가 왜 천원상 박카라 회에 찾아왔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천원상회의 주인인 막진위와 유장심만의 비밀
그것은 이곳이 바로 흑상의 섬서성을 총괄하는 지부 박카라 라는 사실이었다. 박카라 흑상의 체계는 매우 독특하다. 흑상의 주인은 상주(商主)라고 불리고
각 성을 책임지는 간부급 인 박카라 물은 총주(總主)라고 불린다. 상주는 총주를 동원할 힘과 권한이 있었 고
총주는 각 성의 흑상 조직을 부릴 권한과 책임이 주어졌다. 이곳 박카라 섬서성은 천원상회의 주인인 막진위가 모든 권한을 행사했다. 박카라 천원상회의 총관으로 유장심은 그런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었다. 하나 그것은 죽어서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비밀이었다. 박카라 그가 입술을 질근 깨물었다. 그리고 결연한 눈빛을 했다. 그의 변화를 눈여겨본 단사유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박카라 "아무래도 함구하기로 결심한 모양이군요. 허나 내 앞에서는 소용없 박카라 어요. 나는 인간의 육체가 얼마나 주인의 의지를 배반하기 쉬운지 너 무나 잘 알고 있거든요." 박카라 단사유는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손을 뻗어 유장심의 몸 몇 군데를 박카라 어루만졌다. 중원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유맥이었다. 오직 천포무장 류의 무리에만 존재하는 혈도
유맥(流脈). 박카라 우두둑! "커흑!" 박카라 단사유가 손을 떼자마자 유장심의 몸에서 뼈 돌아가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카라 온몸이 불에 덴듯한 화끈한 느낌
두 주먹이 으스러져라 힘을 주었 박카라 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덜덜 떨리고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몸 내 부에서 무언가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그의 고막이 아닌 뼈를 통해 뇌 박카라 리로 전달되었다. 박카라 오랜만에 펼치는 십지파황의 기법이었다. 그러나 그 효과만큼은 여 전했다. 박카라 "끄아악!" 불과 촌각도 지나기 전에 유장심의 입에서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 박카라 왔다. 박카라 너무나 소름 끼치는 그의 비명 소리에 혈도를 제압된 채 석상처럼 굳어 있는 사람들은 모골이 송연해짐을 느꼈다. 온몸의 솜털이란 솜털 박카라 이 모조리 일어서 있었다. 박카라 단사육가 유장심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죽지는 않을 거예요. 단지 몸이 좀 망가지겠지만. 허나 조금만 더 박카라 시간이 흐른다면 두 번 다시 자신의 손으로 밥을 먹을 수 없을 거예요. 평생 남이 먹여 줘야 살 수 있는 팔자가 되죠." 박카라 "끄으으! 그... 분은 설... 향루(雪香樓)에... 그곳 역시 흑상의 박카라 분타. 제발!' 결국 유장심이 한 식경을 버티지 못하고 토설하고 말았다. 박카라 제아무리 굳건한 의지로 버틴다 해도 십지파황의 기법은 인간의 의 지로 버틸 만한 수법이 아니었다. 박카라 단사유가 손을 휘두르자 기괴하게 뒤틀려 가던 뼈가 진행을 멈췄다. 박카라 그제야 유장심의 몸이 축 늘어졌다. 단사유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렸다. 박카라 "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