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8-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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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오림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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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소화기 내시경 시술기구 전문기업 파인메딕스(387570)가 상장 1년여만에 흑자전환을 예고하면서 ‘실적 기반 성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직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 ‘게임체인저’ 신제품들이 나오기 전임에도 가격 경쟁력과 고품질을 앞세워 이미 눈에 띄는 실적 고성장을 이뤄내고 있다.



전성우 파인메딕스 대표.(제공= 파인메딕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파인메딕스는 2분기 새마을금고 적금 금리 매출 26억원을 기록, 전분기 대비 33.1%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2억1700만원으로, 전분기보다 74% 줄었다. 당기순손실도 같은 기간 75% 이상 축소됐다. 지난해 회사는 매출 약 100억원, 영업손실 약 29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 목표를 120억~150억원을 제시했으며 뚜렷한 흑자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다시마
파인메딕스는 내시경 시술 과정 전반에 필요한 기구들을 모두 자체 개발해 공급한다. 용종을 자르는 칼(나이프), 병변을 띄워 올리는 주사기구(인젝터), 잘라낸 조직을 회수하는 올가미(스네어)뿐 아니라 조직 채취용 바늘(FNA/FNB), 지혈·봉합용 클립까지 갖추고 있어 진단부터 치료, 회복까지 내시경 시술 전 과정에 활용된다.
신용불량대출상장 1년만 흑전 유력…낮은 영업손실 비결
많은 의료기기 업체들이 상장 후에도 수년간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지난해 12월 상장한 파인메딕스는 눈에 띄게 낮은 영업손실 규모를 기록하며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국내 최초로 캡슐 내시경을 상용화하며 주목받았던 인트로메딕(150840)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끝에 결국 소상공인지원 상장폐지에 이른 바 있다. 이 사례만 보더라도 의료기기 기업이 단기간에 흑자 전환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파인메딕스가 낮은 영업손실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원가 경쟁력을 뒷받침하는 중국 생산 공장이 있다. 파인메딕스는 지난 2018년 일찌감치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장쑤성 염성시에 연간 200만 취득세 개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곳에서 회사는 보험용 저가형 제품인 ‘Easy 시리즈’와 일회용 위주의 내시경 시술기구를 대량 생산하면서 원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제품을 중국에서 만드는 것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11종의 고품질 제품들은 국내 대구 본사에서 생산된다. 대구 공장은 연간 최대 300만 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ESD)용 칼인 ‘클리어컷’과 조직 채취용 바늘 ‘클리어팁’ 등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수출을 담당한다.
이 공장은 GMP 인증을 받은 생산라인을 바탕으로 설계·제조·품질관리까지 일괄적으로 수행하며, 글로벌 규격에 맞춘 주문자 상표부착생산 및 제조자개발생산(OEM·ODM) 체계도 갖췄다. 대구 공장은 프리미엄 제품을, 중국 공장은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제품을 담당하는 ‘투트랙 생산 체계’를 완성한 셈이다.
전성우 파인메딕스 대표는 “품질 면에서는 글로벌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미국 현지 업체들과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품질과 가격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美 관세, 오히려 기회?
특히 FDA 인증을 받은 제품들은 모두 국내 본사에서 생산되고 있어 미국 관세 리스크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국 현지 기업들이 고율 관세에 직면한 것과 달리 파인메딕스는 가격 조건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 대표는 “최근에 중국 현지에 TBNA(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세포, 조직을 흡입하는 방법) 관련 제품을 납품하려는 업체가 있는데 관세 때문에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해당 제품들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관세 적용을 받더라도 가격 경쟁력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건들이 더해지며 파인메딕스 해외 매출은 고성장세다. 올해 상반기 회사의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0% 성장한 11억원을 기록했다. 유럽, 아시아, 중동 등 기존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동시에 카자흐스탄과 브라질 현지 파트너와 계약을 체결해 중앙아시아와 남미 신흥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다. 진출 국가는 2014년 4개국에서 2020년 26개국, 지난해 47개국으로 늘었으며, 현재는 51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성장이 두드러졌다. 최근 전공의 사태 정상화 움직임으로 하반기 대형병원 시술 건수가 늘어날 경우 매출 성장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전 대표는 “상반기에는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약진이 많았다”며 “1,2차 병원에서 매출이 크게 늘었고 3차 및 상급 종합병원도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매출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내시경 기구 ‘게임체인저’ 줄대기
향후 매출 성장 전망도 밝다. 일본에서는 올해 4분기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형 박리술용 나이프의 허가가 기대된다. 내시경 점막하 절제술(ESD) 시술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출시 전부터 일본 학회와 전시회에서 주목받으며 게임체인저로 불리고 있다. 내시경 종주국이라 불릴 만큼 기술력이 높은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올해 안으로 클리어팁 2세대 제품의 FDA 허가가 예상된다. 초음파 내시경 세침흡인술에 사용되는 이 제품은 일회용 조직 채취용 기구로, 기존 제품 대비 인체공학적 설계와 내구성, 흡인성이 개선됐다. 현지 유통사와의 협의도 진행 중이다. 중국에서도 내년 상반기 클리어팁을 포함한 주요 제품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글로벌 내시경 시술기구 시장은 2026년까지 약 12조58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파인메딕스가 집중하고 있는 용종 제거와 생검 부문만 합쳐도 시장규모가 6조3000억원에 달한다.
석지헌 (cak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