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07-05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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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원도심의 한 갤러리에 도심의 감정과 자연, 시간의 흐름을 담은 이색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작품 속 이미지는 말이 없지만, 그 앞에 선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2일 오후 6시 30분, 포항시 북구 죽도성당 맞은편에 자리한 '갤러리포항'에서는 시민 50여 명과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6 Sense-사진, 그 표현의 경계를 넘어' 전시가 막을 올렸다. 이 전시는 배재대학교 교수 6인이 참여한 합동 사진전으로, 오는 15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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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봉 죽도성당 주임신부가 지난 2일 갤러리포항에서 열린 배재대 교수 6인 사진전에서 축사하는 모습. 황영우 기자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참여 작가 6인의 확연히 구분되는 세계관이다. 김명관SK가스 주식
교수의 '화음심'은 흑백 톤의 꽃잎 사진을 통해 빛과 원근, 음영의 대비로 생명성을 표현했다. 정갈한 흰색 공간과 대비된 꽃 이미지는 '숨결'처럼 다가온다.

유성근 교수의 'City Light'는 손가락 크기 안에 작은 벽면과 창살을 담아냈다. 청푸른색 벽은 빙하를 연상시키는 색채를 띠면서도, 도시의 밀도 높은 구조 모바일게임
속에서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관람객 사이에선 "이 벽이 어쩌면 지금 우리의 마음일 수도 있다"는 말도 나왔다.
오세철 교수는 '궤적' 시리즈로 시간의 흐름을 영상처럼 표현했다. 지나가는 기차의 잔상, 자전거의 흐릿한 실루엣이 서로 교차하며 '찰나의 연속'이란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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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갤러리포항에서 배재대 광고사진영상학과 교수 6인의 사진전이 열린 가운데 시작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참석자들 모습. 황영우 기자

하승용 교수의 'The Life'는 먹물이 퍼져나가는 장면을 통해 꽃, 나비, 음표를 연상시키며 무의식의 미적 충동모바일야마토
을 시각화했다.

윤석환 교수는 도시 풍경을 유리의 투명성과 흐림 처리로 겹쳐 표현한 'Artificial Sunshine'을 선보였고, 이도협 교수는 'Astronaut2'에서 우주비행사, 암벽, 카메라 조각 등 상이한 이미지를 콜라주해 입체적 질감을 살렸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선 "설명 없이 봐도 생각이 많아지는 사진들"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포항예술문화연구소 안성용 소장, 사진작가 등 전문가들과 함께 일반 시민, 천주교 신자들도 발길을 멈췄다.
죽도성당 박영봉 주임신부는 축사에서 "사진은 작가의 마음을 드러내는 창"이라며 "이번 전시가 포항 시민들에게 감성적 여유를 선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30년째 야생화 사진을 찍고 있다.
전시 공간인 갤러리포항은 2022년 문을 연 지역 유일의 사진 전문 갤러리다. 개인전이나 소규모 그룹전, 사진 토론회 공간이 부족했던 포항 지역의 문화 인프라 갈증을 해소하고자 지역 작가들이 뜻을 모아 개관했다.

윤석환 배재대 광고사진영상학과 교수가 자신의 작품인 'Artificial Sunshine'을 관람객에게 설명하는 모습. 황영우 기자

전시를 기획한 측은 "포항은 창작사진 활동이 활발한 도시지만 발표 공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며 "이번 전시가 지역 사진문화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이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