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5-11-07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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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공백’ ‘청년 고용’ ‘기업 부담’. 정년연장은 이 세 가지 무게추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제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이후 7개월째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답보 상태다. 주요 쟁점에서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다. 양대 노조는 정치권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만만치 않은 쟁점 탓에 여당 내부 논의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① "2033년까지는 힘들어" 목표 시점이 관건 6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정년연장과 재고용(계속고까망콩
용) 제도를 병행하는 방향으로 최종안이 논의되고 있다. 법정 정년을 목표 연도까지 단계적으로 높여가되, 그 이전까지는 재고용 제도를 병행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2027년부터 법정 정년이 순차적으로 61세로 상향된다면, 1967년생은 61세까지 정년이 보장되고, 국민연금 수급 연령(63세)에 맞춰 이후에는 재고용 형태로 근무를 이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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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과제에 명시된 ‘2033년’이란 시점까지 법정 정년 65세 달성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정년연장 TF 관계자는 “연내 입법이 이뤄지더라도 준비 기간이 필요해, 시행 시점은 빨라도 2027년 1월”이라며 “2033년까지 법적 정년을 65세로 높이려면 매해 1세씩 올려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정”이라고 설우량종목
명했다.
목표 시기가 앞당겨질수록 정년연장 대상은 확대되고, 반대로 늦춰질수록 재고용 제도의 적용 근로자 범위가 넓어진다. 시행 시점이 빨라지면 인건비 등 기업의 ‘비용’ 부담이 커진다. 반대로 늦춰질 경우 노동계는 정년연장 대상자와 아닌 사람 간 ‘소득 격차’ 확대 가능성을 걱정해야 한다. 한때 TF 실무 논의에서는 2029년을 시작 주식작전
시점으로 2041년까지 65세 정년을 완성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노조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결국 65세 정년 완성 시점을 2033년과 2041년 사이 어느 시점으로 설정할지가 첫 단추이자 최대 쟁점인 셈이다.

김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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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임금 개편 勞 '노사합의' VS 使 '불이익 변경 예외로' 정년연장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어떻게 조정할지도 주요 난관으로 꼽힌다. 기업들은 연공급·호봉제 중심의 현 구조에서 임금 조정 없이 정년을 연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너무 큰 부담이라고 주장한다. 노조는 임금체계 개편 논의 자체는 ‘노사 합의’ 범위 내에서 열어둘 수 있다는 입장을 TF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노조를 중심으로 충분한 협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여기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영계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상 임금체계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과반수 근로자 또는 노조 대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예외적으로 완화해 달라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년연장 대상자뿐 아니라 전반적인 임금체계에 대한 개편을 추진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는 요구다. 다만 이는 근로기준법 개정까지 필요한 사안이어서 현실적으로 반영이 쉽지 않다.
TF 내에서는 중재안으로 ‘고령자 고용촉진법’ 제19조 2항의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규정에 직무 조정이나 근무시간 조정을 통한 임금 조정 방안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률적인 임금 삭감은 불가능하지만, 직무 변경이나 근로시간 단축이 이루어질 경우 임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③재고용 '의무화' VS '노력의무' 재고용 제도를 둘러싸고도 노사 간 의견이 대립한다. 재고용을 ‘의무화’할지, 혹은 ‘노력 의무’로 둘지가 핵심이다. 의무화할 경우 건강상 문제가 없는 한 희망자는 모두 재고용해야 하지만, 노력 의무로 규정될 경우 기업은 일부 근로자를 선별해 재고용할 수 있게 된다. 경영계는 “동기 부여와 생산성 유지를 위해 선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선별이 노조원 배제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TF 내부에서는 선별적 재고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청년 고용 확대 등을 함께 고려한 종합패키지 대책도 논의 대상에 올라 있다. 정년연장으로 인한 청년 채용 축소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신규 채용 실적에 연동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공공부문에서는 정년연장 인원을 정원(TO)에 포함하지 않거나, 인력 증가분을 경영평가 감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이 함께 얘기되고 있다.
노사 모두 양보는 더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상 정치권의 결단만 남았다. 노조는 정치권에 ‘연내 입법’ 등 속도를 낼 것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도 쉽사리 풀기 어려운 문제다. 연내 입법 추진에 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내 정년연장 입법을 추진하느냐’는 물음에 “단정적으로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청년고용, 기업 입장, 노동계 입장을 포괄적으로 충분히 숙의하고 공론화한 다음에 최종안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속도’보다 사회적 합의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청년 세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금특위 청년대표로 참여 중인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두 달 안에 결론을 내겠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너무 속도에만 집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노동계가 임금 일부를 양보한다면, 사용자 측은 청년 신규 고용을 확대하는 등 노사·세대 간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사회적 장치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김연주 기자 kim.yeon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