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선거, 언론 프레임 경쟁…한겨레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 ]
7월30일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서 '반이명박' 흐름이 형성되자 조선일보에 이어 동아일보가 적극적인 방어막을 펼쳤다. 진보·개혁 성향의 교육시민 단체와 민주노총은 이번 선거를 이명박 정부 심판의 장으로 규정했다.

진보진영 단일후보로 평가받는 주경복 후보 당선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내부 흐름도 감지된다. 이번 선거가 이명박 정부 심판의 장으로 규정된다면 촛불로 폭발한 민심에 영향을 미쳐 표심을 움직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조선일보가 지난 10일 사설을 통해 이번 선거를 '전교조' 대 '반전교조' 대결구도로 몰아간 데 이어 동아일보도 16일자 사설에서 유사한 주장을 펼쳤다. 동아일보는 < 교육과 자녀의 장래가 걸린 교육감 선거 > 라는 사설에서 "이번 선거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 반(反)전교조'의 구도로 드러나면서 최근 선거 인지도가 60%대로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 정부 교육정책과 함께 하지 않으면 혼란?

	▲ 동아일보 7월16일자 사설.

전교조 대 반전교조 구도로 드러났다는 것은 동아일보의 주장이다. 진보진영은 이명박 정부 심판의 장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도 조선일보처럼 주경복 후보를 견제하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이번 선거는 전교조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반전교조 진영이 맞서는 양상이다. 반전교조 진영에선 여러 후보가 나선 반면에 전교조 쪽은 단일 후보를 내세워 집중 지원하고 있다. 전교조가 미는 후보는 전교조 코드의 교육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큰 틀의 정부 교육정책과 서울지역 초중고교 교육이 함께 가느냐, 서로 충돌하며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에게 혼란을 안기느냐 하는 것이 유권자들 손에 달렸다"면서 "어떤 후보를 교육감으로 뽑느냐 하는 것은 자녀 세대의 삶과 직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서울교육감 선거, 이명박 정부 중간평가"

	▲ 한겨레 7월16일자 사설.

한겨레는 이날 사설에서 정반대의 논리를 펼쳤다. 한겨레는 < 위기의 교육, 시민이 직접 구해야 > 라는 사설에서 "친이명박 단체들은 그동안 이번 선거를 보수와 진보의 다툼이나 이념적인 좌우 대결로 몰아가려고 했다. 선거 구도를 전교조 대 반전교조로 몰아가는 것은 그 좋은 실례"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서울시 교육감선거가 주목받는 이유는 서울의 상징성과 함께,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성격 탓"이라며 개념규정을 달리 했다. 한겨레는 "이명박 교육정책에 대한 평가가 선택의 기준인 것이다. 좌우 혹은 보혁 대결로 몰아온 것은 순전히 보수층 결집을 위한 선거전술"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정부는 애초 사교육비를 반으로 줄이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겠다며 이 정책을 추진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가고 있는 것이다. 목표 관점에서 보면 정책은 이미 실패했다. 이번 선거는 이에 대한 심판이다. 그건 우리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며, 동시에 국가 백년대계를 바로잡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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