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은 심각한 모순에 빠져 있습니다. 첫째 모순은 바람직한 교육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한국적 선진교육’ 토대를 마련하지 못하고 외국의 꽁무니만 따라다니며 알곡 없이 이삭만 줍는 ‘국제적 종속성’이고, 둘째 모순은 날이 갈수록 교육이 신분 상승과 재생산의 수단으로 고착하여 가진 자들의 대물림 장치가 되어 버리는 ‘계급적 구조성’이며, 셋째 모순은 교육이 교육 자체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경제적-정치적 기능에 압도되어 물질만능주의와 출세주의에 매몰하는 ‘부문적 왜곡성’입니다. 그에 더하여 오늘날 세계적 흐름을 형성하면서도 특히 한국에서 그 극치를 보여주고 있는 신자유주의가 이런 여러 가지 모순들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교육의 공공성을 뿌리 채 흔들어 버리며 시장화만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교육이 오히려 학생, 학부모, 교원들에게 고통만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교육은 그 대표성과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전국 부패지수 1위를 차지하는 등 온갖 부조리와 비교육의 표본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 교육의 발전을 선도하기보다 부조리의 중심이 되어 사교육 난맥, 집값 폭등, 인구 집중 등 사회 모순의 주범까지 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강부자’용 난개발 식 교육정책을 밀어붙여 국민에게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는데 더하여 서울시교육청은 그나마 명분과 원칙도 없이 위험천만한 정책들을 즉흥적으로 쏟아냅니다. 이 모두가 ‘미친 교육’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신체와 정신의 건강한 발육을 이끄는 ‘성장’ 교육과 인간이면 누구나 지녀야 할 삶의 보편 지식을 습득하는 ‘보통’ 교육의 영역인 유․초․중등 교육에서는 인성 교육과 보편 교육이 최우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불평등 경쟁만을 강요하면서 고등교육의 몫인 고급 지식까지 어설프게 주입함으로써 그 본연의 사명을 다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뒤 이을 고등교육의 부실과 왜곡까지 초래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유․초․중등 교육을 대표하는 서울시 교육을 이제는 교육의 본질에 기초하여 바로 잡아야 합니다. 서울시 교육의 혁신은 한국 교육 전체의 변혁을 위한 첫 걸음이자 필수 과정입니다. 모든 시민들에게 성장 교육과 보통 교육의 기회를 골고루 제공하면서 교육 기간 동안 모든 학생들이 경제적 능력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공부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모든 학생들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고 각자 지닌 개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고양해야 합니다. 그래서 가장 행복한 진로에 따라 대학으로 진입하여 궁극적으로 본인과 가족과 사회가 모두 만족하는 시민들로 양성되어야 합니다. 평등하면서도 창조적이고, 즐거우면서도 생산적인 서울 교육을 구현해야 합니다.


  본인은 시민사회단체 및 교육 전문가들과 숙의 끝에 이런 일들에 헌신하고자 7월 30일 치러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앞에서 말한 원칙들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학부모, 교사, 학생, 전문가, 운동가, 시민의 의견을 과학적으로 수렴하여  섬세하고 진정성 있는 정책 공약을 마련할 것이며, 꼭 실천하겠습니다. 서울 교육의 변혁을 염원하는 모든 분들의 적극적인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08년 6월 2일

 

                                      서울시 교육감 후보 예비등록자      주    경    복 (= ㅈ ㄱ ㅂ = 파란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