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택 3대 승인 “낮은 투표율, 강남 몰표, 교회 투표소

- 낙선 주경복, 짧은 임기에 수구언론의 공격, 그리고 정부의 비협조 속에 임기제대로 채울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 속에 이번 선거가 인지도를 높이고 교육감 선거의 중요서을 알리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투표전 여론조사나 여러 여건이 그렇게 유리하지 못했는데도 공정택 후보가 서울시 교육감에 당선된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어느 무엇보다 공 당선자의 승인은 낮은 투표율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감 후보들은 제도상 정당공천과 관계가 없다. 정당공천제가 아니란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선거 전 각종 논평이나 성명 등을 통해 사실상 공정택 당선자를 밀었다. 뿐만 아니라 보수신문들도 공 당선자의 라이벌인 주경복 후보가 전교조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쪽으로 몰아부쳐 사실상 공 당선자를 지지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반면 야권은 같은 이유에서 주경복 후보를 미는 인상이 역력했다. 보수신문의 반대편에 서 있는 진보적 색채의 신문이나, 인터넷의 유력매체들도 암묵적으로 주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모양새였다.

즉 이번 서울시 교육감선거는 정당공천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권에 대한 평가적 성격을 띠고 있었다는 얘기다. 따라서 여론대로라면 공 당선자의 패배는 확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도 그랬었다. 특히 투표의향층(꼭 투표를 하겠다는 층)에서는 거의 더블스코어 차로 주 후보가 공 당선자를 누르고 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달랐다. 그 비밀은 바로 낮은 투표율이었다.

두번째는 이른바 '강남아줌마'층의 압도적인 지지다. 박빙의 형세 속에서 이는 공 당선자에게 '가뭄 속의 단비' 격이었다. 서울시 24개 구 가운데 주 후보는 17군데에서 우세했다. 공 당선자는 7군데 우세로 당선을 안았다. 강남벨트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서 압도적으로 공 당선자를 밀었기 때문이다.

강남구의 경우 공 당선자의 득표율은 61.14%로 주 후보(22.62%)와 큰 차이를 보였고 공 당선자는 서초와 송파에서도 각각 59.02%, 48.08%를 득표했다. 투표율도 강남구 19.1%, 서초구 19.6%, 송파구 16.6% 등으로 공 당선자의 승리를 견인하는데 1등공신 노릇을 했다. 결국 주 후보가 당선되면 전교조식 교육환경으로 몰아갈 것이란 두려움이 강남 벨트의 학부모들의 공 당선자에 대한 묻지마 지지로 나타났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세번째 공 당선자의 숨은 승인으로는 교회에 투표소가 많이 설치됐다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시선관위는 지난 대선이나 총선 때보다는 줄었다고 하면서도 실제 서울시내 투표소 2천189곳 중 교회는 371곳으로 16.9%를 차지했다.반면 사찰은 2곳에 불과했다.

공교롭게도 선거일은 수요일이었다. 교회 수요예배가 있는 날이어서 예배를 본 뒤 투표를 할 수 있다. 개신교회가 일반적으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이 공 당선자에게 매우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선거전문가들은 오히려 이 점이 공 당선자의 숨은 승인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사실 주경복 후보는 초반 그렇게 크게 주목을 받은 후보는 아니었다. 그러나 촛불집회 정국을 맞아 그의 공약이나 처신 등이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시선을 끌었고, 그 지지를 기반으로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1년10개월의 임기밖에 없는 이번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주후보의 박빙의 낙선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것이란 시각도 없지 않다. 당선돼 본들, 정부의 비협조와 보수신문의 '포화' 속에서 큰 역할도 못하고 중도하차할 것이란 예상도 있었던만큼 이번이 오히려 인지도를 높이고 준비된 교육감이라는 이미지를 갖추기 위한 전화위복이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이번 선거를 계기로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좋은 기회를 갖게 되었다고도 하겠다.

공 당선자는 강남이란 지극히 좁은 지지기반 속에서 교육정책을 펼쳐나가야 하는 부담과 함께 강남과 강북이란 지역및 계층간 갈등 해소란 숙제도 동시에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공 당선자는 강남이란 지극히 좁은 지지기반 속에서 교육정책을 펼쳐나가야 하는 부담과 함께 강남과 강북이란 지역및 계층간 갈등 해소란 숙제도 동시에 안게 됐다는 지적이다.

개표결과를 보자면...

공 당선자와 주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을 거듭했고 마지막 순간까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박빙 승부를 펼쳤다.

공 당선자는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지역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강남구의 경우 공 당선자의 득표율은 61.14%로 주 후보(22.62%)와 큰 차이를 보였고 공 당선자는 서초와 송파에서도 각각 59.02%, 48.08%를 득표했다.

이 지역은 투표율도 서울시내 평균을 웃돌아 강남구 19.1%, 서초구 19.6%, 송파구 16.6% 등을 나타냈다.

이날 투표에는 유권자 808만4천574명 중 124만4천33명이 투표에 참가해 투표율은 15.4%에 그쳤다.

이는 지난 23일 치러졌던 전북교육감 선거의 투표율(21%)과 지난달 25일 실시된 충남교육감 선거(17.3%)와 비교해 저조한 기록이다.

공 당선자는 이번 선거에서 학력신장 정책으로 학교 자율권 확대 및 학생 선택권 완성을 강조했고 정확한 학력 진단, 평가와 그에 따른 조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 실용 생활영어 학습을 강화하고 삶의 질 향상, 자아 실현을 위한 평생학습사회 구현과 학생 건강을 지키기 위한 안심 먹거리 제공 등을 공약에 담았다.

공 당선자는 전북 남원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덕수상고 교장, 남서울대 총장, 서울시교육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4년간 서울시교육감으로 재직해 왔다.

차기 교육감의 임기는 다음달 26일부터 2010년 6월 말까지이다.

“ 낙선한 주경복후보 성원 보내준 서울시민들에게 깊이 감사, 앞으로도 교육개혁 계속할 것 ”

서울시 첫 직선 교육감 선거에서 간발의 차이로 패배한 주경복 후보는 31일 "부족한 저 주경복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서울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낙선인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비록 낙선했지만 이러한 서울교육 개혁의 노력은 저를 지지해 주신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여러분에 의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하로우기자, 김동성기자 >

낙 선 인 사

부족한 저 주경복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서울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는 선거운동기간, 서울 교육의 개혁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비록 저는 낙선했지만, 저의 이러한 서울교육 개혁의 노력은 저를 지지해주신 많은 시민사회단체와 시민여러분에 의해 계속될 것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소중한 지지를 바탕으로 하여, 앞으로도 서울교육과 대한민국 교육을 경쟁만능주의, 입시교육 위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교육으로 만드는 데 계속하여 노력할 것입니다.

지지해주신 서울시민 여러분, 거듭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08년 7월 30일 주경복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