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수배자 흥사단의 권혜진입니다.

세번의 주말이 지나고 벌써 18일째 촛불 수배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손 발이 묶인 채 제한적인 공간에서108배를 드리고 손님을 맞이하고 하루 하루 촛불을 들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연 이 곳에 무엇을 해야할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밤마다 학창시절 숙제하듯 그렇게 하나하나 풀어내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진지하게 교육감 선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7월 30일 교육대통령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다가오고 있고 저희는 이틀 뒤 부재자 투표를 할 예정입니다.

선거 전망에 대한 이야기와 촛불 정국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진지한 담소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누굴 지지할 것인가?

결국 주경복 후보에 대한 지지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아무 이의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지에 대한 이유는 제각각이었습니다.

대략 집약해 보면 0교시와 우열반에 대한 '4.15 학교자율화'의 저항으로 시작된 우리 청소년들의 촛불을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오히려 촛불 집회 청소년에 대한 공공연한 감시와 참여방해, 징계 등을 일삼았던 현 공정택 후보의 교육관과 시국관의 몰이해에 MB와

과연 무엇이 다를까 하는데서 공감대가 이루어졌습니다.

이명박 정권의 심판의 계기로, 공정택 낙선을 위해서, 공교육을 중심으로한 교육 개혁을 위해서, 청소년의 인권을 위해서, 입시와 학벌 사회의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는 다양한 이야기는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주경복 후보가 이 첫걸음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저는 잠시 고민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몇가지 그 의지를 확인해 볼 수 있으면 합니다.

첫째, 이명박의 4.15 공교육 포기 정책(0교시, 공교육의 사교육 시장화, 우열반 편성 자율권)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향후 대책 정책 방향에 대해 궁금합니다. 1%만을 위한 불평등 교육, 사교육 시장의 팽창과 공교육의 입시환경에 대한 전면 개편이 필요합니다.

둘째, 초중등 교육법 18조 4항의 포괄적 학생인권 보장에 대한 향후 이행 방안을 묻고 싶습니다.

학생의 건강권과 교육권,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 학생회의 법제화와 학교운영위원회 참여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대 사회적 협약을 추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촛불 집회 참여 학생에 대한 그 어떠한 처벌과 불이익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저희 수배자들은 2008년 오늘 우리사회의 건강과 민주주의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다른 사람이 아닌 청소년에게 배웠습니다. 5월 2일과 3일 우리는 가슴 떨리는 마음으로 청소년들이 내민 손을 굳게 잡았습니다. 청소년은 미래사회의 주인공이 아닌 현실사회의 당당한 주체이며 동반자임을 우리는 촛불의 바다에서 힘차게 선언한 바 있습니다.

넷째, 입시 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공교육 중심의 평등 교육을 진정으로 실천하실 수 있겠는가에 있습니다.

누구는 50m 앞에서 시작하고 또 누구는 50m 뒤에서 시작되는 교육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시겠습니까? 시혜적 복지가 아닌 전면적 복지와 3불정책에 대한 입장이 궁금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운동의 과정에서 부디 건강 잘 챙기시고 반드시 승리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