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 구 중 17개 구에서 승리한 주경복. 하지만 그는 교육감이 되지 못했다.

서울 25개 구 중 8개 구에서 승리한 공정택. 그는 교육감이 되었다.

두 후보 사이의 표 차이는 2만 여 표.

강남구에서 공후보는 주후보를 3만 2천 여 표 차이로 앞섰고.

서초구에서는 1만 6천 여 표 차이로, 송파구에서는 1만 3천 여표 차이로 앞섰다.

이 세 구에서만 6만 여 표 차이로 공 후보가 이긴 것이다.

하지만 최종적인 차이는 2만 여표 내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

구 세수가 가장 높은 동네.

그래서 쓰레기 봉투도 공짜로 나눠준다는 동네.

소위 8학군으로 불리는 '고유명사'를 지닌 특별한 동네.

이 세 동네가 공정택 후보를 교육감으로 만들었다.

하여, 새롭게 부여받은 임기 1년 8개월 동안 공정택 교육감은 이 세 구 유권자들의 요구에 철저히 헌신할 것이다.

아, 이미 그래왔던걸...강남에 임대 아파트는 짓지말라. 교육환경에 좋지 않다. 공문을 내리셨던 분.

이제 서울에는 명실상부한 강남 8학군 교육감이 탄생한 것이다.

아아. 이제 우리는 패배한 것인가?

아니다. 2MB가 얼마나 압도적으로 당선되었던가.(물론, 총유권자의 1/3 지지도 받지 못한 결과지만...)

한나라당은 공룡여당이다.

우리 국민들의 손으로 그렇게 만들었던게 불과 반년 전이다.

그리고 서울에서 25개 구 중 17개 구에서의 승리.

촛불이 없었다면, 우리의 싸움이 없었다면...가능했을까?

부자동네 세 곳에서 20%가 넘는 지지를 얻을 수 있었을까?

이제 작은 언덕하나 넘은거다.

그 언덕을 넘으면서 우리가 토닥토닥 성실하게 다진 길을 보아야 한다.

그 길가에 잔가지, 가시덩쿨은 차근차근 제껴나가자. 우리가 닦아온 저 작지만 아름다운 길을 보자.

이제 머지않아 탄탄대로로 하나가 될...

모든 서울시민들이 최선을 다했다.

이 말도 안되는 투표율에도 불구하고 17개 구에서 촛불에게 승리를 안긴 서울시민들.

꿈쩍않을 것 같았던 저 부자동네에서 20~30%의 지지를 안긴 서울시민들.

한 술에 배부를 것이라면 배고파 떼쓰는 아이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첫술을 이만큼 떳다면, 이제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자.

이 마음만 더해진다면, 감히 오늘을 촛불의 승리라 말할 것이다.

우리는 승리하고 있다.

덧말> 주경복 후보께서는 난생처음 알게된 조금은 재미있는 그 이름을 한 달 내내 외쳐대던 촛불들의 마음을 잊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17개 구의 교육감 노릇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마음으로 촛불들과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가시길 바랍니다.

내일 기자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승리를 확인하였음을, 내일의 승리를 확신하며, 끝까지 함께 할 것을 다짐하는' 모습 뵐 수 있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