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에 와룡봉추라는 말이 있더군요. 유비의 참모가 되어 혁혁한 공을 세운 제갈공명과 방통을 이르는 말인데요.

주경복 후보님이 이번에 당선이 되었다고 가정하고 그 이후를 잠깐 생각해 보았습니다. 교육청이라는 복마전에 들어갔을 때 관료들을 실제로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전문가가 개혁진보진영에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상당히 암울합니다.
 
선본에 결합하여 공약을 만드신 분들에게 불쾌한 얘기일 수 도 있지만, 공약과 정책의 큰 줄기를 짜는 일은 준전문가 몇 명이 모여도 가능한 일입니다. 예컨데 어떤 식물을 두고 '여기는 뿌리야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지, 여기는 줄기야 삼투압 현상을 통해 수분과 양분의 이동통로가 되지, 여기는 잎사귀야 광합성을 담당하지, 이건 꽃이야 나중에 열매가 되지'라고 말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더욱 미세하고 자잘한 디테일에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저도 어디가서 교육전문가인 척하고 썰을 풀 정도는 됩니다만, 엄밀히 말해 준전문가도 못되는 사람입니다. 그래도 누군가가 쓴 글을 보고 '야 정말 전문가구나' 혹은 '전문가 인 척 하는구나' 정도는 판단합니다. 미친교육이라는 말은 많이 하지만 신문기사에 나온 내용을 보고 비판하는 글과 관련된 정책보고서와 자료집을 구석구석보고 담당자들을 동향을 쓴 글은 태가 다릅니다.

관료들은 '당신들은 미친교육을 막아야 돼'라던가 '아이들을 살리고 인권을 보장해야지'라는 당위만 가지고 움직이는 집단이 아닙니다. 이들을 실제로 움직이고 이들이 사보타지를 하지 못하도록 그 메커니즘을 훤히 꿰고 있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관료들이 꼼수를 부리지 못하게 할 만큼 전문적 분야의 식견이 있는 초야의 개개인들과 접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필요하고요. 교육관료들이 생산하는 엄청난 양의 보고서와 자료집을 오랜 기간 구석구석 살펴보는 작업을 해온 사람이 필요합니다.

진보진영의 인사들을 보면 누구나 큰 줄기에서 교육은 이러저러해야 한다는 얘기는 다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앞서 말한 작업을 해왔거나 할 수 있는 준비가 된 사람들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뒤집어 보면 그나마 몇 명이라도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다행입니다.

저는 그러한 의미에서 진보신당의 송경원씨와 교육희망의 윤근혁 기자를 주경복 교육감의 와룡봉추로써 추천하고 싶네요.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송경원 위원이 쓴 글 http://www.newjinbo.org/board/list.php?id=policy&mode=&url=%2Fboard%2Flist.php%3Fid%3Dpolicy&search%5Bname%5D=on&search%5Bsubject%5D=on&search%5Bip%5D=&search%5Bmid%5D=&search%5Bword%5D=%BC%DB%B0%E6%BF%F8

윤근혁 기자 홈피 http://edu.mygoodnews.com/index.html